326일 만에 웃은 백정현 “보고 있으면 배부르다”…삼성 불펜, 이 정도였나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4.12 08: 10

위기의 흐름을 끊어냈다. 그리고 326일 만에 다시 웃었다. 베테랑 백정현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를 지켜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전 “경기를 치르다 보면 경험 많은 베테랑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기대에 백정현이 완벽하게 부응했다.
지난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 선발 잭 오러클린이 3이닝 7사사구 4실점으로 흔들리자, 백정현이 4회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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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자 최정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김주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민우와 박건우를 외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정리했다. 5회에는 맷 데이비슨(유격수 땅볼), 이우성(2루수 직선타), 서호철(3루 땅볼)을 연달아 잡아내며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완성했다.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오러클린이, 방문팀 NC는 테일러가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6.04.11 / foto0307@osen.co.kr
흐름은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왔다. 이후 배찬승, 미야지 유라, 이승현, 김재윤이 차례로 마운드를 이어받아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고, 삼성은 5-4 역전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백정현이었다. 지난해 5월 20일 키움전 이후 326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된 그는 “경기 초반 볼넷이 많아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공격적으로 던졌다. 운 좋게 정면 타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보다 뒤에 나온 투수들이 더 힘든 상황이었는데 잘 막아줘 팀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사실 이날 호투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백정현은 지난해 왼쪽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후 자비를 들여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을 찾는 등 재활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 153 2026.04.11 / foto0307@osen.co.kr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아프지는 않지만 던지고 나면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다. 그래도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주고 있어 구위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 이후 변화도 있었다. 그는 “웨이트보다 어깨와 고관절 보강 훈련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불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백정현은 “다들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더 성장한 느낌이다. 보고 있으면 배부르다는 느낌은 처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타선도 힘을 보태고 있다. 최형우의 복귀로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살아나면서 투수들도 한결 부담을 덜었다. 백정현은 “(최)형우 형이 돌아온 뒤 필요한 순간 점수가 나오니까 투수들도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 목표는 없다. 오직 팀이다. 그는 “팀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 투수들이 잘 뭉쳐 한 시즌을 버티고 우승까지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오러클린이, 방문팀 NC는 테일러가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6.04.11 / foto0307@osen.co.kr
이닝 욕심도 내려놨다. “작년에 아파서 야구를 그만둘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지금 던지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베테랑의 가치가 무엇인지, 백정현은 마운드에서 몸소 증명하고 있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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