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부임과 함께 수비 강화를 위해 일본에서 지옥훈련을 시컸건만 한 경기 실책 3개를 범하며 프로야구 팀 실책 1위로 도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수비의 두산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 1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치명적인 실책 3개와 함께 4-6으로 패하며 2연승 상승세가 끊겼다.
3회말이 악몽이었다. 선발 잭로그가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상황. 이어 후속타자 이강민이 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수 안재석이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했고, 뒤늦게 공을 주워 1루로 뿌렸으나 1루수 오른쪽으로 빗나가는 악송구를 범했다. 타구는 우측 외야 파울 지역까지 굴러가면서 그 틈을 타 허경민이 3루, 이강민이 2루에 도달했다. 송구 실책 하나로 무사 2, 3루 위기가 찾아왔다.


잭로그는 배정대에게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그런데 좌익수 김민석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허경민은 물론 이강민에게도 홈을 내주며 주지 않아도 될 추가점을 헌납했다. 흔들린 잭로그는 안현민에게도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고 초반 승기를 내줬다.
0-3으로 뒤진 4회말에도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잭로그가 허경민에게 내야땅볼을 유도했으나 타구를 잡은 유격수 이유찬이 1루에 어정쩡한 원바운드 악송구를 뿌리며 세 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두산은 허경민의 2루 도루로 이어진 득점권 위기에서 이강민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두산은 이날 실책 3개를 추가하며 한화 이글스(13개)를 제치고 최다 실책 1위(14개)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수비의 두산이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작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부터 김원형 감독, 홍원기 수석코치 주도 아래 지옥의 펑고 훈련을 실시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12일 수원 KT전에 앞서 만난 두산 김원형 감독은 “의욕이 조금 앞서는 모습이다. 자꾸 경기를 나가면서 많은 상황을 경험해봐야 한다. 지난번에는 박준순이 그랬고, 이번에는 안재석이 그랬다”라며 “안재석의 어제 수비를 보면 대시를 빨리 하다 보니 빨리 잡아서 2루로 던지면 될 거 같은 느낌을 받았던 거 같다. 아직은 상황 판단이 부족해 보인다. 의욕만 앞서서 1점 주고 끝날 이닝이 빅이닝이 됐다. 결국 본인이 느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안재석에게 직접 쓴소리를 하진 않았다. 기사를 통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생각은 없다. 김원형 감독은 “실책이 기사로 나오면 어린 선수들은 거기에 매몰돼서 위축이 된다. 내가 자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다. 이게 참 어려운 문제인데 주위 코치님들의 피드백을 받고 본인이 느끼면서 많은 경험해야 한다. 지금은 아직 배워가는 단계다. 저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비가 심각해지면 불러서 이야기를 하고, 그 심각성을 넘으면 경기를 쉬어야한다. 그 선을 내가 잘 조율해야 한다. 물론 어리다고 오냐오냐 하면서 위로와 격려만 하면 안 된다. 어느 선에서는 잘못한 부분에 대해 인지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이야기해줄 필요는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은 KT 선발 케일럽 보쉴리를 맞아 박찬호(유격수) 김민석(좌익수) 박준순(2루수) 양의지(지명타자) 다즈 카메론(우익수) 양석환(1루수) 안재석(3루수) 윤준호(포수) 정수빈(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좌완 최승용. 전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발 제외된 박찬호가 통증을 털고 라인업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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