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디서 이런 선수를 데려왔을까.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외국인투수를 간절히 바랐던 KT 위즈가 케일럽 보쉴리의 3경기 연속 압도적 호투에 웃고 있다.
KT 위즈는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KT는 2연패 뒤 2연승을 달리며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시즌 9승 4패 공동 1위.
승리의 주역은 선발 보쉴리였다. 두산 타선을 만나 6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103구 호투를 펼치며 시즌 3승(무패)째를 챙겼다. 늘 그랬듯 최고 구속 148km 투심(41개)에 스위퍼(32개), 체인지업(11개), 커브(10개), 커터(7개), 직구(2개) 등 다양한 구종을 곁들여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103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6개에 달했다.

경기 후 만난 보쉴리는 “오늘 같은 경우 공을 많이 던졌는데 특정 구종이 잘 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 결과에 너무 만족하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수비에서도 도움을 많이 줘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호투의 또 다른 비결로는 포수 한승택과 찰떡호흡을 꼽았다. 보쉴리는 “한승택과 함께 3승을 합작하지 않았나. 계속 좋은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한승택이 공부도 많이 하고, 영리하다. 타선이 2~3번 돌았을 때 나오는 타자에 맞춰 전략을 바꿔준다. 그러다 보니 마운드에서 많은 생각 없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보쉴리의 투구 패턴은 땅볼 유도형에 가깝지만, 3월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7탈삼진에 이어 이날도 삼진 8개를 잡았다. 비결을 묻자 “난 삼진을 많이 잡으려고 하는 투수는 아니다. 지난 경기는 삼진 2개가 전부였다. 또 KBO리그에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컨택이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삼진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유를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다양한 구종 가운데 KBO리그에서 특히 잘 통하는 구종이 있을까. 보쉴리는 “투심, 슬라이더를 섞어서 던지는 게 주효하다. 체인지업도 한국에 와서 더 좋아졌다”라며 “슬라이더, 투심이 같은 피칭 터널에서 나오는데 반대로 휘다보니 타자 입장에서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ABS 시스템도 호투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ABS가 있다고 해서 특별하게 투구 패턴이나 계획을 바꾸지 않았다. 내가 잘못 던졌는데 ABS가 가끔 스트라이크를 잡아주기도 하고, 사람 심판이었으면 스트라이크였을 텐데 볼이 된 적도 있다. ABS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보쉴리는 6이닝 무실점을 더해 3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막 후 전승 행진과 함께 17이닝 동안 실점, 자책점 통틀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폰세도 하지 못한 기록이다. 폰세는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19이닝을 소화하며 6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보쉴리는 “솔직히 말해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웃으며 “그러나 지금의 무실점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앞으로 언제든지 점수를 주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난 그저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구를 마운드에서 펼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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