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공세 100분 동안 버텼다' 예전 왕즈이 아니다.. 안세영 마지막까지 위협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6.04.13 05: 00

왕즈이(26, 중국)가 정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의 대항마가 된 것일까.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12일(한국시간) 중국 닝보에서 열린 2026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왕즈이(26, 중국)를 게임스코어 2-1(21-12, 17-21, 21-18)로 꺾었다. 1시간 40분(100분)이 걸린 혈투였다.
안세영은 이 승리로 지난달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당했던 패배를 되갚아 주며 설욕에 성공했다. 당시 왕즈이에게 패하며 36연승 행진이 끊기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던 안세영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안세영이 이번 대회 치른 경기 중 가장 고전한 승부였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16강부터 준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결승에 안착했다.
특히 안세영은 선배 심유진(27, 인천국제공항)과의 준결승을 36분 만에 끝내는 압도적인 페이스로 체력까지 비축하며 왕즈이와의 결전을 준비했다.
안세영이 첫 게임을 21-12로 가볍게 따낼 때만 해도 왕즈이는 그다지 적수가 되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2게임부터 왕즈이의 반격이 시작됐다. 왕즈이는 안세영 특유의 끈질긴 수비를 그대로 재현하듯 21-17로 오히려 안세영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체력이 거의 고갈된 듯한 왕즈이는 마지막 3게임에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았다. 시작부터 안세영에게 1-6으로 밀린 왕즈이는 그렇게 경기를 내줄 것처럼 보였다. 전영 오픈 전까지 보여줬던 왕즈이가 보여줬던 경기 패턴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왕즈이는 숨을 가쁘게 헐떡이면서도 안세영의 전방위 공격을 받아냈다. 오히려 안세영이 왕즈이의 몸을 던진 수비에 실수를 범하면서 15-15까지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왕즈이가 안세영에 제대로 저항하자 중국 홈 팬들도 열광했다. 안세영이 다시 19-15로 달아나자 19-18까지 따라붙는 뒷심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안세영의 집중력과 기량이 한 수 위였다.
그렇지만 과거에 알던 왕즈이가 아니었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넣으면서도 100분 동안 안세영의 공세를 온몸으로 버텨냈다. 오히려 안세영의 수비 자세가 보이기도 했다는 평가다. 전영 오픈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혈투로 보여줬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아선수권까지 휩쓰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여제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임무가 됐다.
안세영은 대항마로 우뚝 서며 무섭게 추격해오는 왕즈이를 막아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안세영과 왕즈이의 맞대결이 향후 여자 배드민턴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 전영오픈 SNS, 아시아배드민턴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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