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맞고도 웃더라”.
22살 차이 나는 대선배 포수도 놀랄 정도였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슈퍼 루키’ 장찬희(투수)가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장찬희는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4-0으로 앞선 4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4회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선발 원태인 대신 마운드에 오른 장찬희는 첫 타자 신재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5회 김정호(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김주원(중견수 플라이)을 꽁꽁 묶은 뒤 2사 후 최정원을 1루 땅볼로 출루시켰지만 김휘집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문제의 장면은 6회였다. 장찬희는 첫 타자 오태양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오영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6구째 체인지업(124km)을 던졌다가 우월 솔로 아치를 내줬다. 이어 이우성에게도 좌월 1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포수 강민호가 피치컴을 누르려는 순간, 장찬희가 먼저 서클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과는 홈런. 그러나 그는 마운드 위에서 씩 웃었다.
강민호는 “정말 크게 될 선수다. 오영수 타석 때 내가 사인을 내려고 하는데 자기가 던지고 싶은 구종을 이야기하더라”며 “홈런을 맞고 나서 웃길래 ‘너 대단하다. 나한테 사인 낼 줄 몰랐다. 그래도 네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다가 맞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점 이후에도 흔들림은 없었다. 장찬희는 서호철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했고 신재인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삼성은 NC를 9-3으로 누르고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았다. 선발 원태인은 3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시즌 3호 아치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김지찬과 강민호도 멀티히트로 힘을 보탰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홈런 2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신인 장찬희가 상대 흐름을 잘 끊어주며 긴 이닝을 막았다.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장찬희의 데뷔 첫 승보다 두둑한 배짱이 더 돋보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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