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최다안타 1위 타자의 가치가 고작 통산 평균자책점 7점대 투수 정도였다.
두산과 한화는 14일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 외야수 손아섭이 두산으로, 두산 좌완 투수 이교훈이 현금 1억5000만원과 함께 한화로 향하는 트레이드다. 루머가 현실이 됐다.
손아섭은 통산 2618안타를 기록 중인 최다안타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통산 타율 3할1푼9리에 182홈런 1086타점 OPS .842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레전드급 타자다.


하지만 가치가 점점 하락했다. 부상 등의 이유로 외야 수비력에 한계가 보였다. 20홈런-20도루도 달성할 정도의 파워와 스피드 능력도 떨어지고 있었다. 컨택 능력만 남은 선수가 됐다.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운동하고 노력했지만 신체능력의 저하를 막기는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손아섭의 효용가치에도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NC에서 한화로 트레이드 될 때는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이 반대급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1군 통산 59경기에 평균자책점 7.28의 좌완 투수, 그리고 현금 1억5000만원이 손아섭 대신 건너갔다.
지난해 FA 시장에 나왔을 때부터 감지된 현실이었다. 손아섭은 C등급 FA로 시장에 나왔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던 선수였다. 손아섭은 결국 1군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 중이던 2월 초, 원 소속팀 한화와 1년 1억원이라는 초라한 FA 계약을 맺어야 했다.

하지만 두산은 이런 손아섭마저도 필요했다. 사실상 1.5군급 트레이드지만 손아섭은 과거에 쌓아놓은 커리어와 영광들이 축적된 선수다. 두산은 현재 팀 타율 꼴찌(.230)다. 팀 OPS도 키움과 함께 최하위(.658)에 그치고 있다. 공격 전반에 걸쳐서 아쉬움이 짙다.
박준순이 11경기 타율 4할1푼5리(41타수 17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팀 내 최고의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고 김민석이 타율 3할(30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으로 클러치 상황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지탱했다.
정작 중요한 양의지가 현재 타율 1할3푼6리(44타수 6안타) 3타점, 양석환이 타율 2할1푼4리(42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침묵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다즈 카메론 역시도 필요할 때 활약이 부족하다.
두산은 공격력 강화가 필요했다. 손아섭이 올해 1군에서는 단 1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평균치의 활약은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두산에서는 팀이 기대하는 평균치의 활약을 해줄 타자조차도 부족하다고 봤기에 손아섭을 한화에 먼저 요구했다. 김대한 김인태 등이 역할을 해줬다면 하지 않아도 될 트레이드였다

한화로서는 사실상 전력 외 잉여 자원인 손아섭으로 좌완 불펜 자원을 얻을 수 있었기에 마다하지 않았다.
두산에서도 활용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명타자 자원이라고 봐야 한다. 외야수로 나설 수는 있지만 드넓은 잠실에서 수비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양의지 양석환 등 베테랑 선수들과 지명타자 자리가 겹칠 수도 있다. 특히 포수 출장 빈도를 조절해야 하는 양의지와 손아섭의 교통정리는 김원형 감독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장 공격력 강화가 시급했던 두산은 교통정리는 추후로 밀어두려고 한다. 일단 타선이 살고 봐야 한다. 두산은 손아섭으로 눈앞에 닥친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