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는데 웃었다' 아틀레티코, 바르사 탈락시키고 플릭 조롱…"또 잔디 탓 해보시지?"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4.16 10: 48

끝까지 살아남은 쪽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밀어낸 직후 경기장 안팎에서 이어진 신경전까지 정면으로 되받아쳤다.
영국 ‘더 선’은 16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가 바르셀로나 탈락 직후 SNS에 11단어짜리 조롱성 게시물을 올리며 한지 플릭 감독의 ‘잔디 불만’을 비꼬았다고 전했다.
상황은 극적이었다. 아틀레티코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5-2026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1-2로 졌다.

하지만 1차전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한 덕분에 합계 3-2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팀은 무려 9년 만에 다시 유럽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출발은 바르셀로나가 거셌다. 1차전 열세를 안고 나선 바르셀로나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라민 야말의 선제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어 전반 24분 페란 토레스가 추가골을 넣으며 순식간에 합계 스코어 2-2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히는 듯했다. 플릭 감독의 승부수가 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역시 아틀레티코였다. 흔들리던 흐름을 단 한 번의 반격으로 되찾았다. 전반 31분 마르코스 요렌테의 전개를 아데몰라 루크먼이 마무리하면서 다시 합계 우위를 가져왔다.
이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내내 점유율을 쥐고 몰아붙였지만,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되는 등 마지막 한 걸음이 모자랐다. 경기 막판에는 에릭 가르시아의 퇴장까지 나오며 스스로 추격 동력을 잃었다.
경기만 뜨거웠던 것이 아니다. 이미 경기 전부터 양 팀은 잔디 상태를 두고 예민하게 맞붙었다. 플릭 감독은 메트로폴리타노의 잔디 길이와 상태에 불만을 나타냈고 바르셀로나는 UEFA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UEFA는 잔디 길이가 26mm로 규정 범위 안에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까지 따져보려 했지만 아틀레티코는 이를 핑계로 받아들인 분위기였다.
그리고 탈락 다음 날, 아틀레티코가 제대로 비틀었다. 구단은 X(구 트위터)에 잘 정리된 잔디 사진을 올린 뒤 “아침엔 갓 깎은 잔디 냄새가 정말 좋다”는 취지의 문구를 남겼다.
길지 않았지만 의도는 명확했다. 경기 전 잔디를 문제 삼았던 플릭 감독과 바르셀로나를 향한 노골적인 조롱이었다. 경기장에서 이겼고, 여론전에서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바르셀로나로선 더 쓰라린 밤이었다. 2차전만 놓고 보면 원정에서 2골을 넣고도 이겼다. 야말과 토레스가 살아났고, 내용도 완전히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1차전 0-2 패배가 너무 컸다. 여기에 앞선 심판 판정 논란, 잔디 문제, 퇴장 변수까지 겹치면서 끝내 뒤집지 못했다. 플릭 감독은 경기 후 자신들의 경기력이 4강행에 충분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바르셀로나는 또 한 번 문턱에서 무너졌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전형적인 시메오네식 승리로 웃었다. 밀릴 때 버티고, 흔들릴 때 한 방으로 응수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상대의 예민했던 신경전까지 역이용했다.
축구는 결국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이번 대결에서 바르셀로나는 경기력으로 위안을 찾으려 했지만 아틀레티코는 결과와 조롱까지 모두 챙겼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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