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정해졌다. 이제 남은 건 버티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익숙해지는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최종 로드맵을 확정했다.
대한축구협회가 16일 발표한 일정에 따르면 대표팀은 5월 16일 최종 명단을 발표한 뒤 5월 18일 1차 본진이 미국으로 출국한다.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 일정을 마친 후 순차 합류하고,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며 실전 감각과 조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후 6월 5일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에 돌입한다.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와의 2차전, 남아공과의 3차전까지 일정도 모두 정리됐다.

이번 캠프 선정의 핵심은 분명하다. 고지대다. 솔트레이크시티는 해발 약 1460m에 자리 잡고 있고, 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이자 조별리그 1, 2차전 무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는 해발 약 1500m대다.
협회는 기온과 습도, 시차, 환경 적응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솔트레이크시티를 낙점했다. 한국과의 시차 역시 서머타임 기준 15시간으로 같아, 단순한 훈련지가 아니라 ‘고지 적응 리허설장’ 성격이 강하다.
여기서 손흥민의 최근 경험이 더 크게 다가온다. 손흥민은 LAFC 소속으로 15일 멕시코 푸에블라의 에스타디오 콰우테목에서 열린 크루스 아술과의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장은 해발 2160m에 위치해 과달라하라보다도 더 높은 곳이다. 손흥민은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고, 2차전 1-1 무승부까지 더해 LAFC의 4강행을 도왔다.
기록만 보면 대폭발은 아니었지만, 더 중요한 건 월드컵을 앞두고 멕시코 고지 환경을 먼저 체험했다는 점이다. 주장 손흥민이 이미 몸으로 답을 찾기 시작한 셈이다.
이건 단순한 개인 변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달라하라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과 2차전 멕시코전이 열리는 무대다.

특히 홈팀 멕시코와의 경기는 상대의 응원, 분위기, 고지대 적응력까지 모두 감안해야 하는 사실상의 최대 고비다.
그래서 이번 로드맵은 단순한 일정 정리가 아니라, 가장 까다로운 환경을 먼저 눌러놓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손흥민이 푸에블라에서 이미 호흡과 템포를 시험해봤고, 대표팀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집단 적응에 들어간다. 준비의 결이 다르다.
결국 홍명보호가 노리는 건 하나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은 홈에서 만든 역사였다. 원정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0 남아공, 2022 카타르에서 작성한 16강이다.
이제 대표팀은 처음으로 ‘원정 8강’이라는 새 문장을 쓰려 한다. 그 첫 단추가 바로 멕시코 고지 적응이다. 손흥민이 먼저 멕시코 하늘 아래서 숨을 맞췄다.
이제 대표팀은 그 경험 위에 솔트레이크시티-과달라하라로 이어지는 맞춤형 로드맵을 깔았다. 월드컵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홍명보호의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이번엔 그 시작이 꽤나 구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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