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커리어하이 찍을까.
KIA 타이거즈가 8연승을 질주했으나 2연패를 당해 잠시 주춤했다. 지난 주말 잠실 두산와 3연전에서 첫 경기를 잡고 8연승을 달렸으나 18일 두 번째 경기에서 4-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연승에 실패했다. 19일 마지막 경기도 공격에서 매듭이 풀리지 않아 위닝시리즈를 내주었다. 너무 잘 풀렸으니 꼬일 때도 있는 법이다.
그래도 수확거리 하나는 있었다. 이적생 이호연이 공격에서 힘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낳았다. 지난 18일 두산과의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2군에서 승격했다. 전날 퓨처스 경기에서 스리런홈런을 날리는 등 활발한 타격을 펼치자 바로 올렸다. 벤치에서 출발했다. 9회말 1루 대수비로 이적 첫 경기를 보냈다.

19일 경기에서는 2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이적 첫 선발출전이었다. 공격에서 제몫을 단단히 했다. 1회 첫 타석은 볼넷, 3회도 볼넷, 5회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이어 7회 1사1루에서는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클린업트리오 앞에 모두 출루해 밥상을 차려준 것이다.

이호연의 출루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3회와 5회는 김도영의 연속 병살타가 나왔다. 3-6으로 뒤진 7회는 다음타자 김도영까지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으나 카스트로가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추격의 힘을 잃었다. 그래도 이적 첫 선발경기에서 이범호 감독과 팬들의 눈도장을 단단히 받았다.
이호연은 광주일고와 성균관대 출신으로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타격은 재능이 있었으나 2루수 경쟁자들을 물리치지 못했다. 2023년 5월 좌완 심재민과 맞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하자마자 200타석을 넘기며 2할7푼8리의 커리어하이 기록을 냈다.
KT에서도 끝내 주전경쟁에서 이기지 못했고 2025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낙점을 받았다. KIA는 타격능력을 갖춘 백업요원이 필요해 이호연을 낙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조기귀국해 아쉬움을 낳았다. 완벽하게 재활을 마치고 실전에서 빛을 발하자 바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현재 KIA 1루수 주전이 없다. 개막전에는 윤도현이 나섰고 오선우도 출전했다. 두 선수가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기회를 잡지 못하자 2군에서 펄펄날던 박상준이 승격해 1루를 맡아 투지를 발휘했다. 그러나 타격이 주춤하자 김규성이 1루 미트를 끼고 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날 이호연이 콜업을 받아 1루 주전에 맹어필했다.
앞으로 잘하면 1루 주전이 될 수도 있다. 2루수까지 가능한 백업요원이니 활용도가 크다. 입단 9년 째를 맞아 고향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도 남다를 것이다. 1루 후보 가운데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희망도 크다. 고향에서 호연지기를 발휘한다면 KIA 타선의 짜임새도 그만큼 강해진다. 사령탑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