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냉철하게 준비해야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초반 연패가 거듭되고 있다. 개막 2연승 이후 7연패를 당했다가 3연승을 달리며 회복세에 접어드는 듯 했다. 그런데 다시 3연패를 당했다. 지난 주말 한화와의 2경기를 내리 내줬다. 2경기에서 단 1점 밖에 내지 못했다. 타선의 침묵과 부진이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일, 롯데는 결단을 내렸다. 총 4명의 선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투수 쿄야마 마사야와 정철원, 출장 기회가 부족한 내야수 김민성, 그리고 외야수 윤동희까지 2군으로 내려갔다.

윤동희까지 1군에서 뺀 것은 큰 결단이다. 윤동희가 부진한 것은 맞다. 17경기 타율 1할9푼(67타수 12안타) 3홈런 7타점 OPS .620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장타가 이따금씩 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인 컨택이 되지 않는다. 타이밍 자체가 맞지 않는 타석에서의 모습이다. 지난해 49볼넷 65삼진으로 볼넷/삼진 비율 0.75를 기록할 정도로 선구안이 나쁜 선수가 아닌데, 현재는 선구안까지 무너졌다. 3개의 볼넷을 얻어낸 반면, 17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렇다고 윤동희를 2군으로 내려야 하는 선수라고 볼 수는 없다. 당장 팀 사정이 급하고 ‘도박 징계’로 나승엽과 고승민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층까지 얇아졌다. 확실한 레귤러 선수인 윤동희를 빼기에는 선수단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아울러 윤동희가 우익수 수비로 나서면서 만들어내는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다. 넓은 범위, 그리고 강한 어깨로 상대 주자들을 억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1군에 잔류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고려해볼 법 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를 1군에서 제외시켰다.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가 차기 팀의 간판이 되고, 또 지금도 팀 내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3월 말,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에 대해 “팀의 중심 타자 역할 해야 하는 선수다. 모든 면에서 중심이 돼야 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중참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핵심 선수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보여준 것이 있고 그만한 능력이 되기 때문.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 시범경기까지만 하더라도 윤동희는 올해 완전히 스텝업 해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적이 대단했다. 타율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OPS 1.255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 감각을 개막시리즈 때까지 이어갔지만 이후 침묵을 거듭했다.
“공을 아예 따라가지 못한다”고 현재 윤동희의 상태를 평가한 김태형 감독이다. 그러면서 “타이밍에 대해 본인도 코치들하고 얘기도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해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멘탈적인 부분이 약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안 맞고 그러면 크게도 한 번 치려고 하고 또 배트를 짧게 잡든지 해서 어떻게든 달라붙어서 컨택을 하려고 노력을 해야한다. 그런데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공을 이겨내려고 한다”라고 현재 윤동희의 상황을 진단하며 “그건 자기 마음 뿐이다. 상대가 바보가 아니다. 배트 나오는 걸 보면 딱 안다. 본인이 좀 더 냉철하게 준비를 하고 올라와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윤동희는 매년 시즌 출발이 늦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이던 2024년도 5월까지 타율이 2할3푼6리에 불과했지만 이후 회복했다. 지난해도 4월 6일까지 타율 1할7푼9리에 허덕이다가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치고 올라왔고 6월 초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3할3푼1리(145타수 48안타) 3홈런 27타점 OPS .850으로 회복했다.
이번에도 2군을 다녀온 뒤 윤동희가 다시 회복해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은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더 성숙하고 냉철하게, 팀 타선의 중심을 잡는 선수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