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처럼 던졌다" 현도훈의 감정 배제 'T스러운 피칭', 김태형의 첫 칭찬까지…파란만장 야구 인생, 9년 만에 빛 보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6.04.21 13: 39

“정말 기계처럼 던졌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현재 3연패 수렁에 빠져 있고 6승 12패로 9위까지 추락했다. 그럼에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닌 게 성적에 비해 투수진이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것.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무너지는 경기가 많을 뿐, 투수진은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까지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현도훈(33)은 지난 14일 1군에 콜업됐고 18일 사직 한화전 급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가 3회 빅이닝 허용 이후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강판된 것. 

롯데 자이언츠 현도훈 / foto0307@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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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리는 2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현도훈이 3회 1사 2루 상황부터 공을 이어받았다. 2024년 8월 30일 이후 596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현도훈은 추가 실점 없이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팀은 이날 0-5로 패했지만 현도훈이 경기 중반을 책임지고 한화를 붙잡아 놓으면서 분위기 반전의 희망을 도모할 수 있었다. 현도훈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시속 146km를 찍었다. 15개 밖에 구사하지 않았다. 대신 올해부터 익힌 커터를 20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포크볼 8개, 스위퍼 7개, 커브 3개를 구사하면서 1군 복귀전을 마무리 지었다. 
현도훈은 복귀 등판에 대해 “준비하면서 흥분할 새도 없이 갑자기 올라가서 오히려 좋은 첫 단추를 끼지 않았나 생각한다. 뭔가 운도 잘 따랐다”면서 “1군 오면 긴장하고 흥분하고 그랬는데 일단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처럼 하려고 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기계처럼 던진 게 정말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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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도훈은 신일중을 졸업하고 교토국제고, 규슈쿄리츠 대학을 나와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를 거쳐서 프로에 입문한 특이 케이스의 선수다. 2018년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로 입단하고 처음 만난 감독이 김태형 감독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현도훈은 2018년이 끝나고 방출됐고 2021년 다시 입단했지만 2022년 재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2023년부터 롯데에서 다시금 기회를 받았지만 여전히 1군 무대는 높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을 롯데에서 다시 만났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있을 때부터 현도훈과 나는 잘 안 맞는 것 같다”라고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등판은 김태형 감독의 칭찬을 받을 만 했다. 현도훈은 “감독님과 8년 정도 같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나이스 피칭’ 얘기를 들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고 웃었다. 
현도훈도 어려움을 겪으며 야구를 해 나갔지만 그래도 선배들 억분에 더 업그레이드 됐다. (김)태혁이 형과 (구)승민이 형, (박)시영이 형 등 제가 인복이 좋은 것 같다. 저를 계속 케어해주려고 했다. 공 던질 때 경험이 많은 형들이니까 많은 얘기를 해줬고 승민이 형은 옆에 같이 있으면서 여러 도움을 줬다. 시영이 형도 어려움과 힘든 시기를 많이 겪어서 그 이야기들을 해주니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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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힘을 많이 빼고 던졌다. 욕심을 버렸다. 현도훈은 “예전에는 강한 공을, 더 좋은 베스트의 공을 많이 던지려고 했는데 그런 욕심들이 안 좋은 쪽으로 갔다. 그래서 욕심을 버렸다. 삼진 욕심, 스피드 욕심 이런 거 전혀 내지 않고 쉽게 쉽게, 기계처럼 던지려고 했다”라면서 “2군에서 김현욱 코치님이 편하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계속 해주셨고 편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감정을 배제하고 던지게 됐다. 그렇게 하려면 제 마음이 바뀌어야 했다고 생가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벌써 9년차 투수. 하지만 1군 통산 등판은 17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목표는 없다. 그는 “그냥 야구를 많이 하고 싶다. 어디서든 야구하는 건 똑같다.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오래하고 싶다”라고 강조하며 야구 인생에 빛이 들어오기를 기대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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