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않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치른다. LG는 직전 경기였던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5-0 승리를 거두고 시즌 전적 12승6패를 만들었다.
그런데 삼성전에서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LG로서는 황당할 수도 있는 이 논란은, 19일 삼성 선발투수였던 원태인이 4회 4실점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삼성이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주자 2·3루 상황, 이영빈의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류지혁은 홈 승부를 하지 않고,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전진 수비를 했는데, 류지혁은 홈에서 타이밍이 늦었다고 판단한 듯 홈 송구 대신 1루를 선택했다.
이후 원태인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류지혁을 향해 뭔가를 말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욕설을 내뱉는 듯한 입 모양까지 그대로 나왔고, 류지혁의 굳은 표정이 이어지며 팀 내분까지 우려하는 의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이 논란을 의식한 듯 베테랑 강민호가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강민호는 SNS를 통해 현재 상황에 대해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바로잡고자 글을 남깁니다. 오늘 경기에서 태인이가 보인 행동은 LG 3루 베이스 코치님의 모션이 커서 집중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을 지혁이에게 하소연하는 과정에서 나온 모습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강민호는 "저희 삼성 라이온즈에는 버릇없는 후배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팀의 고참으로서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정확히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부디 이번 상황을 오해없이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강민호의 해명에 오히려 논란은 더 커졌다. 원태인의 불만이 류지혁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부분은 밝혔지만, 갑자기 LG 3루 주루코치인 정수성 코치에게 화살이 돌아갔다. 그 대상이 누구든 경기 중 거친 감정을 노출한 행위는 문제가 있었다.
원태인은 19일 경기가 끝난 뒤 LG 주장 박해민과 만나 경기 중 있었던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확히 LG 주루코치의 어떤 행동이 마운드 위의 원태인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선수 본인이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염경엽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화는 좀 난다. 왜 우리 코치가 거기에 연루가 되는지, 화가 난다"면서 "태인이를 보면 이해는 된다. 내가 봤을 때 태인이가 이번 행동으로 인해 느끼는 것도 많을 거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내 "태인이가 하나 알아야 할 것은, 본인도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코칭스태프, 모든 선수가 본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원래 열심히 하는 선수고,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염경엽 감독은 또 "우리는 우리 걸 했을 뿐인데 왜 우리가 연루가 되어야 하는지 화는 나지만, 그냥 내가 이해하기 좋게 넘어가는 좋을 것 같다. 또 팬분들도 처음이니까, 우리 트윈스 팬들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LG 선수들에게도 반면교사가 될 장면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 스태프들도 선수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수석코치가 선수들에게 설명을 했을 거다. 우리한테는 교훈이 됐다. 각자 자기 역할만 열심히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걸 선수들에게 강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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