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봐도 저 안 쓴다" 무안타에 허덕이던 캡틴, 결정적 한 방으로 웃었다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4.23 00: 20

“제가 봐도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
SSG 랜더스 ‘캡틴’ 오태곤이 길었던 침묵을 깨고 환하게 웃었다.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극적인 한 방이었다.
오태곤은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9회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1-2로 뒤진 9회 1사 1,2루 찬스에서 삼성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SSG는 3-2로 승리하며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와 경기가 열렸다.이 경기에서 SSG이 삼성에 3-2로 승리하며 2연승 질주를 했다. 반면 삼성은 지난 19일 대구 LG 트윈스전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경기를 마치고 SSG 오태곤이 이숭용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6.04.22 / rumi@osen.co.kr

쉽지 않은 흐름 속에서 나온 결과였다. 오태곤은 최근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과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날 경기에서도 3회와 5회 삼진, 7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와 경기가 열렸다.이날 삼성은 후라도를, SSG는 최민준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1사 주자 1,2루 SSG 오태곤이 좌중간 재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리고 있다. 2026.04.22 / rumi@osen.co.kr
부담은 더 컸다. 주전 1루수 고명준이 왼쪽 척골 골절로 이탈하면서 오태곤이 그 자리를 대신 맡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기회였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자 마음고생도 깊어졌다.
그런 가운데 마지막 타석에서 모든 걸 바꿨다. 오태곤은 “명준이가 다치면서 선발로 나서게 됐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많이 실망했다.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오늘은 그걸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속죄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사실 교체 가능성도 있었다. 오태곤은 “9회에 타격 코치님이 대타를 준비하시더라. 제가 봐도 저 안 쓴다. 타석에서 모양새가 너무 안 좋았다”며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결승타를 쳤는데 개인적으로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와 경기가 열렸다.이날 삼성은 후라도를, SSG는 최민준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1사 주자 1,2루 SSG 오태곤이 좌중간 재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린 후 2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6.04.22 / rumi@osen.co.kr
임훈 타격 코치의 조언도 결정적이었다. 그는 “타석에 들어가기 전 ‘아무 생각하지 말고 앞에서 돌려라’고 하셨는데 그 말대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코치님께서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동료들의 반응도 따뜻했다. 오태곤은 “제가 많이 안쓰러웠는지 축하를 많이 해줬다”며 “저 스스로도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는데, 오늘로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숭용 감독 역시 별다른 말 대신 “나이스 배팅” 한 마디로 신뢰를 전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고명준을 향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오태곤은 “대구로 함께 이동할 때도 재활에 신경을 많이 쓰더라. 뼈에 좋은 것도 챙겨 먹고 있었다”며 “빨리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와 경기가 열렸다.이 경기에서 SSG이 삼성에 3-2로 승리하며 2연승 질주를 했다. 반면 삼성은 지난 19일 대구 LG 트윈스전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경기를 마치고 SSG 오태곤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6.04.22 / rumi@osen.co.kr
길었던 부진 끝에 나온 한 방. 오태곤은 가장 필요한 순간, 팀을 살리는 타구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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