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이 메이저리그 중계에 깜짝 소환됐다. 한화 출신 투수 라이언 와이스(29·휴스턴 애스트로스) 이야기 중 자연스럽게 류현진이 등장하며 메이저리그 시절 활약이 조명됐다.
와이스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86개로 4회 1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3⅔이닝 3피안타 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2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제구 난조로 투구수 관리에 실패, 4회를 넘기지 못하며 데뷔 첫 승에 실패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6.75에서 6.50으로 조금 낮추는 데 만족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미국 독립리그, 대만, 한국을 거쳐 29세에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와이스의 인생 여정은 상대팀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스토리. 이날 클리블랜드 전방 방송사 ‘가디언스TV’도 와이스의 커리어를 전하며 한화 시절 류현진과 포옹하는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캐스터 맷 언더우드는 “와이스는 미국에서 뛰다 대만으로 건너갔고, 미국 독립리그로 돌아온 뒤 다시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갔다. 한국에 가서 잘 풀렸던 건 류현진을 만난 것이었다. 2019년 LA 다저스에서 사이영상 2위를 차지했고, 2024년 한국에 돌아갔는데 와이스를 잘 챙겨줬다고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마음을 열고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지식과 아이디어, 전략을 공유해줬고, 그것이 나의 성장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 한국에 가서야 배우는 법을 배웠다”는 와이스의 코멘트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자 포수 출신 해설가 크리스 지메네스는 “그런 베테랑에게 배우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있겠나”라고 맞장구치며 “2019년 다저스 코칭스태프로 류현진과 함께한 적이 있다. 같이 일하는 게 즐거웠고, 포수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선수였다. 류현진 같은 선수를 보면 ‘저런 선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포수 입장에서 특히 좋은 투수였다고 떠올렸다.

2019년 지메네스는 다저스의 게임 플래닝 코치였고, 류현진의 몬스터 시즌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그해 류현진은 29경기(182⅔이닝)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163개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와이스에게 류현진과 만남은 커리어 전환점이 됐다. 언더우드는 “메이저리그 10년차 베테랑이 클럽하우스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해주는 것은 전 세계를 떠돌아다닌 와이스 같은 선수에게 흔치 않은 기회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메네스도 “최대한 큰 스펀지가 돼 흡수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클리블랜드 중계진의 류현진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요약한 화면까지 띄웠다. 다저스 시절 증명 사진과 함께 통산 성적(185선발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2019~2020년 사이영상 2~3위 이력을 소개했다.

지메네스는 “류현진은 가장 지능적인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그와 함께 미팅에 들어가 통역사 브라이언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류현진도 미국에 오래 있었던 만큼 영어를 잘했지만 그의 모국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질문을 잘했다.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의견을 구하는 데 능숙했다. 특정 구종을 특정 위치로 던지는 방법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스트라이크존 모든 구역을 활용하려고 했다”고 기억했다.
202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끝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난 지 벌써 3년이 됐지만 류현진이 남긴 이미지는 여전히 선명하다. 지능적인 투수라는 평가답게 39세 노장이 된 지금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같은 팀 대만인 투수 왕옌청이 던지는 것을 보고 연습해 스위퍼를 새로 장착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3경기(18이닝) 2승 평균자책점 1.50 탈삼진 17개 WHIP 0.72로 나이가 무색한 1선발 성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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