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을 웃게 만드는 신인이 있다. 그 신인은 ‘찬스’에서 강하다.
KT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8-3 승리를 거뒀다. 5회까지 2-0으로 앞서다가 6회 데일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고 7회초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2-3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KT에는 승리에 필요한 ‘해결사’가 있었다.
2연승에 성공한 뒤 이강철 감독은 “역전 허용 후 타자들이 찬스에서 집중력이 좋았다. 한승택의 동점 타점을 시작으로 이강민의 역전 2타점과 최원준, 김민혁이 추가 타점을 기록하는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유독 KT에 강했던 제임스 네일 상대로 2회 1점, 3회 1점을 뽑았고 선발 등판한 맷 사우어가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사우어가 6회초 데일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고 7회초에는 사우어가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볼넷을 내주자 불펜진을 움직였는데, 상황은 악화됐다.
전용주, 손동현이 흔들리면서 2-3 역전을 허용했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분위기는 그대로 KIA로 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KT는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말 김현수의 내야안타, 장성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가 됐다. 힐리어드가 1루수 쪽 땅볼로 잡혔지만 1사 2, 3루가 됐다. 김상수가 유격수 뜬공으로 잡힌 뒤 오윤석이 자동 고의4구로 나가 만루가 됐다.

한승택이 내야안타를 쳤고 KIA 3루수 김도영이 타구를 잡지 못한 사이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통과했다. 점수는 3-3.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이강민이 KIA 파이어볼러 조상우 상대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강민의 안타로 KT 선발 타자 전원 안타 기록했다. 시즌 7호(KT 3호)이자 통산 1160번째 선발 전원 안타다. 올 시즌 두 차례 이상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한 팀은 23일까지 KT가 유일하다.
이강민은 4회 1사 2루 찬스에서는 2루수 땅볼로 잡혔고 6회 1사 1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팀이 팽팽하게 맞선 7회에는 역전타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수훈선수 인터뷰도 이강민 몫이었다.
사실 경기 전부터 덕아웃에서는 이강민 칭찬이 나왔다. 주제는 ‘신인 이강민이 찬스에 더 강하다’였다. 이강민은 지난 21일 경기에서도 2회 적시타를 때렸다. 4회에는 1사 루에서 우전 안타를 쳤다.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틀 연속 누상에 주자가 있으면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실제 22일까지 이강민은 주자가 없는 경우 타율이 1할2푼1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1루에 주자가 있으면 타율 4할, 2루에 있으면 3할7푼5리에 달한다. 1, 2루에 주자가 있다면 타율이 무려 6할6푼7리나 된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4할, 득점권에 있을 때 4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 2할6푼5리를 기록 중인 신인 타자가 찬스에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면을 보고 이강철 감독은 “타격에 소질이 있는 선수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래는 자연스럽게 치는 스타일인데, 요즘은 상대가 어떻게 공략하는지 보이니까 타이밍을 노리고 들어가는 모습이다”고 놀라워했다.
이 감독의 칭찬은 이어졌다. 이 감독은 “타격이라는 게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어렵다. 편하게 들어가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런 점에서 이강민은 표정 변화도 없고, 침착하게 자기 스윙을 한다. 벤치에서도 타격감이 좋은 걸 알고 있다. 대타 타이밍에서도 스스로 준비가 잘 돼 있는 모습이다. 그만큼 현재 타격 컨디션이 좋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에서 타율 3할6리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 무대로 떠난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소환됐다.
이 감독은 “김하성이 떠오르더라. 물론 두 선수 성격은 다르다. 하성이는 실수해도 당당하게 들어오는 편인데, 강민이는 약간 내성적이다. 많이 변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더라. 그런데 플레이에서는 또 다르다. 이강민도 수비할 때 달려든다.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빼려 하면 아깝다. 그래서 중간중간 1~2이닝 빼면서 관리를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22일 경기 승리 후 수훈선수로 취재진을 만난 이강민은 “찬스가 계속 오더라. 앞선 두 타석에서 찬스를 못 살렸었는데 감독님이 마지막까지 믿고 내보내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면서 “찬스에서는 그냥 더 재밌게 즐기려고 하는 마음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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