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제안 끔찍했다" 너무 솔직했나, 감독한테 반항하더니…불펜 강등, ERA 9.64 슈어저한테도 밀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4.27 07: 20

[OSEN=이상학 객원기자] 감독의 전략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여파일까. KBO리그 KIA 타이거즈 출신 좌완 투수 에릭 라우어(30·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선발 자리를 잃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앞두고 부상자 명단에 있는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의 복귀 일정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알렸다. 
지난해 신인으로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예세비지는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했다. 지난 4일 싱글A 더니든에서 재활 등판을 시작해 22일 트리플A 버팔로에서 64구까지 던지며 최종 점검을 마친 예세비지는 오는 2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선발로 시즌 첫 등판을 갖는다. 

[사진] 토론토 에릭 라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예세비지의 복귀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에 있던 라우어가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다. 라우어는 올 시즌 5경기(4선발·22⅔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75 탈삼진 19개로 부진하다. 하지만 맥스 슈어저가 5경기(18⅔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9.64 탈삼진 10개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라우어 입장에선 아쉬운 결정이라 할 만하다. 
괘씸죄로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라우어는 지난 1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2회 구원 등판했다. 불펜 요원인 브레이든 피셔가 오프너 선발로 1회 1이닝만 던진 뒤 라우어가 2회부터 벌크 가이로 긴 이닝을 끌어줬다. 5이닝 3실점으로 나름 잘 막았지만 라우어는 이 같은 기용법에 반기를 들었다. 
[사진] 토론토 에릭 라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진짜 싫다. 참을 수 없을 정도”라며 “(오프너 뒤에 나가는 것은) 경기 전 루틴이 깨진다. 우리는 습관의 동물이고, 리듬과 루틴이 바뀌는 바람에 어려웠다. 이러한 방식이 계속되길 바라지 않지만 그건 내 권한 밖의 일이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슈나이더 감독은 “라우어는 경쟁심이 강한 선수다. 선발투수가 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좌절감을 이해한다”면서도 “기용 방식은 그의 권한 밖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와 코칭스태프에 직접 말하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다음 등판이었던 23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라우어는 오프너가 아닌 선발로 나섰다.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나쁘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결국 예세비지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 다시 롱릴리프 역할을 맡는다. 
[사진]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이 에릭 라우어를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슈나이더 감독은 “라우어도 이해하고 있다. 우리 모두 그가 오프너를 좋아하지 않고, 선발이 아닌 걸 싫어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는 여전히 우리 팀을 위해 중요한 이닝을 소화할 것이다. 우리 선발진은 지금까지 계속 변동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비상시 대체 선발 활용을 예고하면서 “첫 등판 이후 구위가 떨어지고, 투구 동작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개선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개인 최다 11승을 거두며 핵심 선발로 활약한 라우어는 이후 어깨 부상으로 커리어가 꺾였고, 2024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공 하나 던지지 못했다. 그해 8월 KIA의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넘어갔다. 당시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 한국행을 주저하던 라우어는 “KIA단에서 ‘12시간 안으로 결정해 달라’고 했는데 그 순간은 정말 끔찍하게 들렸다. 지금 한국에 가는 건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사진] 토론토 에릭 라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내의 권유로 한국행을 결정했지만 7경기(34⅔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4.93 탈삼진 37개로 기대 못 미쳤다. 재계약 실패 후 지난해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라우어는 슈어저의 부상으로 4월말 콜업돼 28경기(15선발·104⅔이닝) 9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02개로 깜짝 활약했다. 롱릴리프로 시작해 선발 자리를 꿰차며 토론토의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 선발에서 다시 불펜으로 강등되며 입지가 좁아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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