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잠실을 떠난 건가. 22억 원과 함께 타자 친화적인 문학에서 재기를 다짐한 김재환이 끝 모를 부진 속 2군행을 통보받았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구단은 경기가 없는 27일 베테랑 외야수 김재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전격 제외했다.
말소 사유는 타격 부진. 김재환은 이숭용 감독의 굳건한 신뢰 아래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24경기 타율 1할1푼(82타수 9안타) 2홈런 10타점 7득점 장타율 .195 출루율 .267 OPS .462로 침묵했다. 득점권타율도 1할7푼9리로 저조했던 터. 말소 시점 기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가장 타율이 낮은 선수(59위)가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은 25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모처럼 적시타를 때려내며 반등 기지개를 켜는 듯 했다. 이에 26일 KT전에서 7번에서 5번으로 타순이 상향 조정됐지만, 3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치며 이튿날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두산 베어스 18년 원클럽맨이었던 김재환은 작년 1월 두산을 떠나 SSG와 2년 총액 22억 원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두산과 4년 115억 원 FA 계약 만료 후 두 번째 FA를 신청하지 않고 4년 전 계약서에 삽입한 ‘두산과 계약이 결렬될 경우 보류권을 풀어준다’는 옵션을 행사하며 자유의 몸을 택했다. 김재환은 오직 명예회복을 이유로 잠실을 떠나 타자 친화적인 문학으로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SSG 구단은 “김재환 영입은 팀 OPS 보강과 장타력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됐다. 리모델링을 위한 경쟁 기반의 팀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베테랑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수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 의지가 강해 구단은 가능성을 봤다”고 김재환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환은 지난 시즌 103경기 타율 2할4푼1리 13홈런 OPS .758로 부진했으나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지난해까지 통산 276홈런을 쏘아 올린 베테랑 홈런타자다. 최근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2024시즌 29홈런 장타율 .525로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타선에 이름을 올린 자체만으로 상대 마운드에 위압감을 주는 타자다.

이에 문학에서 적어도 20홈런은 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시즌 초반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기량이 퇴보한 모습이다. 2025시즌 두산에서 24경기를 치렀을 때 타율은 2할7푼1리에 달했다. 이번 시즌 홈런은 2개를 쳤는데 3월 31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과 4월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나온 게 전부였다. 여기에 2루타 또한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장타율이 .195까지 하락했다.
새 둥지에서 신뢰를 잃은 김재환은 2군행 충격을 발판 삼아 홈런타자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적한 강화에서 부담을 덜고 반등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