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경의 건강 이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팀의 승리는 순식간에 뒷전으로 밀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3일 오후 11시 30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3-2로 승리했다. 라이벌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마테우스 쿠냐와 베냐민 세슈코의 연속골로 전반을 2-0으로 마쳤고, 후반 초반 동점을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코비 마이누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이 승리로 맨유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최근 몇 년간 부진과 혼란을 겪었던 팀에겐 분명 의미 있는 성과였다. 특히 마이클 캐릭 감독 체제에서 팀이 안정을 되찾고 결과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 큰 박수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경기 후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퍼거슨 경이 경기 도중 건강 이상을 호소해 구단 의료진의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퍼거슨 경은 경기 시작 약 한 시간 전 올드 트래포드에 도착했지만,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은 빠르게 경기장 안팎으로 퍼졌고,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복귀라는 대형 호재도 한순간에 무거운 침묵 속으로 들어갔다.
무엇보다 캐릭 감독의 충격이 컸다. 그는 퍼거슨 경 밑에서 선수로 뛰며 맨유 황금기를 함께한 인물이다. 단순한 전 감독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었다. 캐릭에게 퍼거슨 경은 선수 인생의 중심에 있었던 스승이자, 맨유라는 팀의 상징 그 자체였다.
캐릭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어떤 소식도 받지 못해서 현재 상태는 잘 모른다. 경기 전에 소식을 들었고, 그 이야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저 괜찮기를 바랄 뿐이다. 좋은 상태이기를 바라고, 모든 것이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말은 차분했지만 감정은 숨기기 어려웠다. 리버풀전 승리와 챔피언스리그 진출 확정이라는 대형 성과를 거둔 직후였음에도 캐릭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질문에 답하는 내내 신중하게 말을 골랐고,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짙게 묻어났다.
퍼거슨 경은 맨유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이름이다. 맨유를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정상급 클럽으로 만든 인물이며, 올드 트래포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그런 그가 경기장에서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맨유 구성원과 팬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다행히 병원 이송은 예방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관계자들은 퍼거슨 경이 회복 후 귀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맨유 입장에서 챔피언스리그 복귀도, 리버풀전 승리도 중요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퍼거슨이의 건강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