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예상 못했다".
KIA 타이거즈 대체 외인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34)가 데뷔 첫 타석에서 화끈한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자신은 훔런을 노리지 않지만 상대투수에게 까다로운 타자가 되겠다는 입단 인터뷰를 했는데 첫 타석에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첫 타석부터 6주 단기 알바에 그치지 않고 정식 계약 가능성도 알렸다.
KIA는 정식 외인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손상을 입어 이탈하자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6주짜리 단기 계약이었다. 멕시코리그에서 뛰다 계약에 응해 샌디에이고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난 2일 광주로 이동했다. 6주 계약을 위해 머나먼 고행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대신 트리플A 3시즌 동안 236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6리 258안타 60홈런 204타점 149득점 OPS 939를 기록했다. 일본 NPB에서는 오릭스와 한신에서 2시즌 83경기 2할2리 8홈런 34타점 16득점 OPS .606을 기록했다. 작년 멕시코 리그서 3할3푼6리 35홈런을 날리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홈런없이 3할2푼1리를 기록중이었다.

5일 1군에 합류하자마자 엔트리에 등록했고 5번타자겸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경기전 수비와 타격훈련까지 모두 소화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스윙을 하다 점점 강한 타구를 날렸고 홈런도 터트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머나먼 이동에 시차까지 해소되지 않았을텐데도 "피곤하지 않다"며 의지를 보였다.
입단 인터뷰에서 "6주 계약에 실망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KBO에서 뛸 기회를 얻어 좋았다. 난 홈런을 노리지는 않는다. 강한타구로 상대투수에게 까다로운 타자가 되겠다.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며 은근히 정식계약 승격을 희망했다.
그리고 경기 첫 타석에서 화끈한 한방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0-0이던 1회말 2사후 김선빈과 김도영이 안타로 출루하자 한화 루키 선발 강건우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125m짜리 대형아치를 그렸다. KIA 역대 외국인타자 최초로 데뷔 타석 홈런이었다. KBO리그 외인으로는 6번째 기록이다.

나머지 타석은 침묵했다. 3회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5회는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이었다. 이범호 감독의 지적대로 적응이 필요한 대목이었다. 그러나 7회 타석에서는 바깥쪽 변화구를 참아내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어주었다. 볼도 잘보고 잘때리는 모습으로 희망을 알렸다.
아데를린이 불을 지피자 KIA 타선은 화끈하게 터졌다. 장단 14개의 안타를 쏟아내며 12점을 뽑아냈다. 리드오프 박재현은 4안타 4타점, 김도영도 12호 홈런 포함 3안타를 터트렸다. KIA에게는 새 외인 효과 만점의 첫 출발이었다. 4번 김도영의 뒷자리 적임자를 찾았다는 희망도 알렸다.
아데를린은 "첫 타석에서 홈런은 예상하지 못했다. 리그 첫 타석이기 때문에 공을 많이 지켜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상대 투수가 3볼까지 변화구를 던졌기 때문에 1-3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던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바깥쪽 예리한 슬라이더였지만 타이밍이 잘 맞은 스윙을 해서 홈런을 만들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기쁜 순간이었지만 무엇보다 팀에 선취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 홈런이라 더욱 좋았다"며 기분좋은 표정을 지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