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결국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에게 마음을 굳히는 분위기다. 벼랑 끝에 몰렸던 팀을 구해낸 지도력, 선수단의 절대적인 신뢰, 구단 수뇌부의 호평까지 더해지면서 정식 사령탑 부임 가능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5일(한국시간) “리버풀전 3-2 승리로 맨유의 리그 5위권 진입을 확정 지은 캐릭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정식 감독직을 제안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제이슨 윌콕스 풋볼 디렉터와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 등 맨유 수뇌부는 루벤 아모림 감독 경질 이후 캐릭이 보여준 영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캐릭 체제의 맨유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모림 감독 시절 불안했던 3백을 버리고 선수들에게 익숙한 4백 시스템을 다시 꺼냈다. 단순한 포메이션 변화가 아니었다. 무너졌던 수비 밸런스가 살아났고, 선수들은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전 2-0 완승을 시작으로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 등 까다로운 상대들을 연달아 잡아냈다.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캐릭은 리그 14경기에서 10승 2무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맨유가 이번 시즌 확보한 승점 64점 중 절반인 32점이 캐릭이 지휘봉을 잡은 뒤 나왔다. 아모림 경질 당시 리그 6위에 머물렀던 팀은 캐릭 부임 이후 리그 성적만 놓고 보면 1위 페이스를 달렸다. 그 결과 맨유는 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선수단의 지지도 절대적이다. 리버풀전 선제골을 터뜨린 마테우스 쿠냐는 “캐릭은 알렉스 퍼거슨 경 시절의 마법을 갖고 있다. 그는 모두를 가르치는 방식이 놀랍고 정식 감독 자격이 충분하다”고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해리 매과이어 역시 캐릭의 정식 부임을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 입장에서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많지 않다. 성적은 반등했다. 라커룸은 하나로 묶였다. 팬들도 다시 기대감을 품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캐릭은 맨유라는 구단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선수 시절부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성공과 압박을 모두 경험했다. 지금의 맨유에 필요한 안정감과 정체성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카드다.
캐릭 본인도 감독직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위치가 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임시로 자리를 메우는 인물이 아니라, 맨유를 장기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힘을 보탰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캐릭이 다음 시즌 맨유 정식 감독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매주 높아지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는 그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캐릭은 결과로 답했다. 무너진 맨유를 다시 유럽 무대로 돌려놓았고, 선수단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제 남은 것은 구단의 공식 결정뿐이다. 올드 트래포드의 다음 시대가 캐릭 체제로 열릴 가능성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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