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가 아닌 본인과 싸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부진한 투구를 이어가는 좌완 이의리(23)의 선발교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경기에서 0-3으로 앞섰으나 2회초 제구가 무너지며 대량실점했고 조기강판했다. 1⅔이닝 2피안타(1홈런) 5볼넷 1사구 3탈삼진 5실점 부진이었다.
1회초 1사후 볼넷 2개를 내주었지만 강백호를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1회말 대체외인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데뷔 첫 타석 선제 3점홈런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2회초 노시환에게 좌월홈런을 맞은 이후 안타 볼넷-보크-사구를 내주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이후 심우준과 이진영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2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강판했다.

올해 선발투수로 7경기에 등판했으나 1승3패 평균자책점 8.53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25⅓이닝동안 28개의 삼진을 뽑았으나 2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 2.05, 피안타율도 2할9푼8리로 높다. 퀄리티스타트 없이 5이닝만 세 차례 소화했다. 선발자리를 지키기 힘든 상황이다.

이범호 감독은 6일 광주 한화전에 앞서 "마냥 기회를 주기 어렵다. 한계점을 넘어야 좋은 투수 된다. 그걸 넘어가지 못하면 다른 방안도 생각하는 시기이다. 일단 10일 일요일(사직 롯데전)까지 던진다. 그날 의리와 김태형을 붙여서 낸다. 의리가 안좋으면 다른 생각도 하겠다. 활약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본인도 알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다. 이동걸코치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마운드에서 (볼을 놓는) 타점을 생각한다. 볼이되면 '더 앞으로 가야하나'라는 생각을 한다. 이게 안되는 것이다. 타자와 싸우지 않고 본인과 싸운다. 볼이 되면 압박을 느끼고 또 볼넷이 나온다"고 쓴소리를 했다.
새로운 방법도 제시했다. 동료 황동하처럼 템포를 빠르게 던지는 것이다. "점수내주면 5회까지 던져야 한다는 생각에 소심해진다. 이런 생각 없어야 볼넷 줄어든다. 대담하게 들어가야 한다. 찾아서 던지려다보니 어그러진다. 다음등판에서는 볼 받으면 바로 바로 던지라고 했다. 황동하 같은 마인드로 바로바로 던지면 훨씬 깔끔한 피칭을 할 수 있것이다"고 주문했다.

이감독은 2년 연속 10승을 따냈던 이의리의 반등을 기다려왔다.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작년 후반기 복귀해 일종의 빌드업 과정을 거쳤다고 판단했다. 올해는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최고 156km짜리 볼을 뿌리면서도 제구가 되지 않아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잃고 있다. 감독으로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롯데전에서 달라진 투구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2년차 영건 김태형에게 선발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도 선발임무를 소화하지 못해 황동하에게 자리를 내주고 롱맨으로 변신했다. 2경기에서 적극적인 투구를 펼치는 등 나름 변화한 모습을 보여 다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의리가 10일 롯데전에서 시련을 딛고 반등의 투구를 펼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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