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초-최다' 투수진 모두의 멘토, 울림을 준 147km…'구스타'의 야구, 아직 끝나지 않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6.05.07 08: 4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구단 전통적으로 ‘불펜 잔혹사’를 겪었던 팀이다. 잠깐 반짝였던 선수들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구단을 대표할 수 있는 불펜 투수이자 내세울 수 있는 얼굴이 없었다.
지금은 아니다. 2010년대 후반 등장해 2020년대 초중반 롯데 불펜진을 책임진 구승민(36)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 구승민은 롯데 구단 최초 100홀드를 돌파했고 현재 122홀드로 구단 최다 홀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가 도박 징계를 마친 고승민, 나승엽의 활약을 앞세워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8-1 완승을 거뒀다. 롯데 구숭민이 손성빈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6.05.06 /cej@osen.co.kr

6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KT는 보쉴리, 롯데는 비슬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9회말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 2026.05.06 /cej@osen.co.kr

구승민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4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했다. 구승민을 포함해 KBO리그에서 단 2명 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불펜 투수들의 팔은 소모성이고 등판이 잦아지면 구위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힘들다. 2~3년 정도 활약하면 1년 정도는 ‘안식년’을 피할 수 없고, 수술대에 오르는 선수들도 빈번하다. 구승민처럼 4년 연속 20홀드를 따내는 게 얼마나 대단한 지는 기록을 달성한 선수의 숫자에서 알 수 있다. 
팀이 암흑기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구승민은 팀을 위해 묵묵히 던졌다. 그러나 ‘예비 FA’ 시즌이었던 2024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66경기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의 성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관심이 크지 않았고 롯데와 2+2년 최대 21억원의 FA 계약을 맺으며 잔류했다. 21억 원이라는 금액은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과거 헌신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했다. 구승민의 공헌도와 상징성 때문에 이 계약의 가치를 함부로 논하기 힘든 복합적인 면이 있었다.
결국 FA 계약 첫 해인 지난해 11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0의 성적에 그쳤다. 누적된 피로도가 구위로 연결됐다. 진작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얄궂게도 FA 계약을 하고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구승민에게 돌을 던지기는 힘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래도 구승민은 야구를 놓지 않았다. 투구폼을 바꿔보는 등 발버둥을 쳤다. 다시 1군 마운드에서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여기에 롯데 투수진의 ‘엄마’로서 투수들의 멘토 역할도 함께 했다. 롯데 투수들에게 도움을 준 선배에 대한 질문을 하면 구승민의 이름이 항상 빠지지 않는다. 올해 2군 스프링캠프에서는 현도훈의 룸메이트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도훈은 “(구)승민이 형과 방을 함께 쓰면서 장난칠 때는 장난 치더라도 조언을 구할 때는 정말 진지하게 다 받아주셔서 정말 많은 힘이 됐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지난 겨울 비시즌 구승민과 함께 운동을 했던 나균안은 “함께 캐치볼을 하면서 멘탈적으로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피드백을 옆에서 계속 해주셨다. 경험 많은 베테랑 형이다 보니까 제가 모르던 야구의 형식들을 색다르게 많이 배웠고 많은 도움이 됐다”라면서 “승민이 형이 더 급할 수도 있는데 많이 배웠고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따라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가 도박 징계를 마친 고승민, 나승엽의 활약을 앞세워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8-1 완승을 거뒀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구승민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6.05.06 /cej@osen.co.kr
구승민은 모두가 1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을 때 2군에서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졌다. 지난해 투구폼을 바꿨지만 본래 폼으로 되돌아갔다. “안 되더라도 내가 했던 폼으로 다시 해보려고 한다”라고 굳은 다짐과 함께 재기를 꿈꿨다. 2군에서도 초반에는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고전했다. 하지만 막판 6경기에서는 5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1군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지난달 23일 콜업됐지만 등판 기회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구승민은 더 이상 1군 레귤러 불펜진은 아니었다. 다시 자신을 증명해야 했기에 타이트한 경기가 지속되는 상황, 접전의 상황에서 중용받지 못했다. 다시 김태형 감독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다 지난 6일 수원 KT전에서 비로소 등판 기회가 왔다. 8-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왔다. 비교적 편한 상황에서 구승민의 1군 복귀전이 마련됐다. 구승민은 첫 타자 권동진을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졌다. 시속 145km의 패스트볼을 초구에 던졌고 이후 주무기 포크볼을 던졌다. 모두 헛스윙, 그리고 147km의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뒤이어 유준규를 상대로도 147km의 패스트볼을 연신 뿌렸고 포크볼로 결국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이강민에게는 슬라이더 공 1개로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더그아웃의 모두가 구승민의 공 하나하나에 열광했고 환호했다. 구승민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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