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던 한 아버지의 처절한 외침이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5월 가정의 달 특집 ‘장기 실종 아동 찾기 프로젝트’의 두 번째 이야기로, 25년간 미제로 남아있는 ‘송혜희 양 실종 사건’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평생을 길 위에서 보낸 아버지의 뜨거운 부성애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꼬집으며 포털 실시간 트렌드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사건은 1999년 2월, 경기도 평택에서 고3 진학을 앞두고 있던 송혜희 양이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시작됐다. 당시 술 냄새를 풍기던 의문의 30대 남성과 함께 내렸다는 정황이 있었음에도, 경찰의 초기 대응은 ‘단순 가출’에 머물며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이때부터 아버지 송길용 씨의 눈물겨운 추적이 시작됐다. 그는 딸을 찾기 위해 생업을 포기한 채 전국에 3,700장의 현수막을 걸고 450만 장의 전단지를 배포했다. 그가 딸을 찾아 이동한 거리는 무려 108만km로 지구를 27바퀴나 돈 셈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지난 2024년 현수막을 챙기러 가던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날 방송에 참여한 표창원 프로파일러는 지형적 특성과 당시 상황을 재분석하며 범인이 차량을 이용한 ‘호의동승’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과거 이춘재, 강호순 사건 등과 유사한 범죄 패턴을 분석하며, 당시 정류장 인근 기숙사생 명단을 포함한 재수사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리스너로 출연한 키스오브라이프 벨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너무나 느껴진다”며 오열했고, 배우 김혜은과 가수 조째즈 역시 벼랑 끝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아버지의 생애에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가수 이상민은 활동 시절 길가에서 직접 현수막을 설치하던 아버지를 목격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했던 인연을 공개했으며, 솔비 또한 고속도로 근처에서 형광색 옷을 입고 서 계시던 아버지의 간절한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전해 뭉클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이번 특집의 의미를 더한 것은 KIST AI·로봇연구소와 협업한 ‘나이 변환 기술’이었다. 25년이 흐른 지금, 혜희 양의 현재 모습을 생성형 AI로 구현해 공개하자 현장은 희망과 탄식으로 교차했다.
이번 ‘장기 실종 아동 찾기 프로젝트’에는 류수영, 투어스 신유, 스테이씨 세은, 더보이즈 영훈 등 30여 명의 셀럽이 목소리 재능 기부와 SNS 챌린지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다.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 3MC는 “이 프로젝트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단 한 명의 아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아버지의 못다 한 간절함이 담긴 이번 방송은 단순한 사건 재구성을 넘어 사회적 울림을 전하며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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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