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을 증명하라' 팬들의 걸개, 성장통 겪는 수원...이정효 감독 "매 경기 반 걸음씩 성장 중"[오!쎈 수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5.10 07: 17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성장통을 이겨낼 수 있을까. 승격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수원 삼성이 과정과 결과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수원 삼성은 9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구FC와 0-0으로 득점 없이 비겼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23(7승 2무 2패)에 머무르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부산(승점 25)과 격차는 2점이 됐다.
이날도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수원이다. 경기 내용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수원은 경기 초반 대구의 거센 압박에 당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빌드업의 활로를 찾아내며 반격에 나섰다. 슈팅 8개를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가까운 장면도 몇 차례 만들었다.

하지만 수원은 번번이 대구 골키퍼 한태희의 슈퍼세이브와 골대 불운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수비에서는 아쉬운 집중력을 노출하며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수문장 김준홍과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의 헌신적인 수비로 무실점을 지켜냈다. 수원이나 대구나 골만 나오지 않은 경기였다.
수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엔 모자란 90분이었다. 수원은 당초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뽑혔기 때문. 광주FC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도자로 발돋움한 이정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홍정호와 고승범, 정호연, 김준홍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대형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정효 감독도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수원은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상대 팀도 수원의 지배하는 축구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대응법을 들고 나왔다. 그러자 수원은 이후 6경기에서 2승 2무 2패에 그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정효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분명 엿볼 수 있었다. 수원의 경기 운영을 보면 부산과 수원FC전 모두 전반은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후반 집중력이 문제였다. 수원은 부산을 상대로 순식간에 2실점하며 흔들리다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수원FC와 경기에선 뒷공간을 노출하며 후반에만 3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그러자 수원 팬들은 이날 경기 전후로 '베짱이를 위한 응원은 없다', '이 함성에 승리로 보답하라', '간절하긴 하냐?', '패배=불효', '간절함을 증명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몇몇 팬들 사이에선 짧게나마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사실 수원이라는 팀이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기대가 큰 만큼 기준도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가혹한 비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팬덤이라는 특권에 따라오는 무게감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엔 이정효 감독이 광주에서 그랬듯이 수원 선수단과 함께 증명해내는 수밖에 없다. 그는 단순한 승격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K리그1으로 올라간 뒤에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후문이다. 밖에서 보기엔 고집스러울 정도로 측면 전개를 통해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준비된 플레이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려 하는 이유다.
물론 팬들은 충분히 답답함을 표출할 수 있다. 이정효 감독도 "경기가 마음에 안 들면 당연히 할 수 있다.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면 된다"라며 "개선할 부분은 매 경기 개선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선수들이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금 열 발자국, 다섯 발자국 나아가는 게 아니라 손 한 마디, 발 반 걸음 정도 매 경기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수원이 이 부담감까지 이겨낸다면 훨씬 더 단단한 팀으로 발돋움하는 성장통이 될 것이고, 이겨내지 못한다면 또 한 번의 실패가 될 것이다. 핵심 미드필더 고승범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를 못 보여드렸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야유는 받을 수 있다. 선수들도 팬분들도 절대 흔들리지 않으면 좋겠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라며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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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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