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국가대표 우익수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런데 이제는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에서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롯데 윤동희는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중요 순간 대타로도 중용받지 못하면서 결장했다.
윤동희는 현재 25경기 타율 2할1푼3리(94타수 20안타) 3홈런 8타점 12득점 OPS .667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시범경기만 해도 윤동희는 올해 확실한 스텝업 시즌을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시범경기 타율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시범경기 타격왕이었다. 정규시즌 개막시리즈에서도 올해 KBO리그 첫 홈런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성적이 떨어졌다. 정타가 잘 나오지 않는다. 공을 맞추는 빈도가 줄었고 헛스윙 비율도 높아지면서 삼진이 많아졌다. 헛스윙 비율은 커리어 하이였던 2024년 7.9%를 기록했고 지난해 8.4%, 올해는 11.7%가 됐다.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치기도 했다. 지난 4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2군에서 담금질을 했다.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등 2군에서는 괴력을 뽐냈다. 하지만 1군에 돌아오니 또 이전으로 회귀해 가는 듯한 모습이다.
멀티히트 경기들이 더러 있었다. 4월 29일 키움전 5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 2일 SSG전 5타수 3안타 2득점, 6일 KT전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강하고 시원한 타구들은 손에 꼽았다.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를 2군으로 내려보내기 전, “예년에 비해 투수들의 스피드가 시속 3~4km 빨라졌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모두 150km는 던지고 있다. 구속이 점점 빨라지니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을 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동희는 여전히 자신의 큰 스윙을 유지하고 있고 타이밍은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사직 KIA전, 윤동희는 8번 타순까지 내려갔다. 4타석에서 1볼넷 1사구로 멀티 출루를 기록했지만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7회 1사 3루의 득점 기회에서 윤동희의 현재 난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구 바깥쪽 높은 코스 슬라이더가 존에 걸리며 1스트라이크. 이후 KIA 투수 정해영의 147km 바깥쪽 패스트볼에 헛스윙 했다. 타이밍이 전혀 안 맞는다는 것을 확인한 정해영과 포수 김태군 배터리는 다시 한 번 패스트볼 승부를 펼쳤고 148km 패스트볼을 던졌다. 윤동희는 다시 한 번 헛스윙 했다. 이미 공이 들어온 뒤 스윙을 하는 모습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공을 너무 쫓아다닌다. 제대로 친 타구가 하나도 없다. 스윙하다가 몸쪽으로 오는 공들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공을 딱 잡아놓고 때리는 모습이 안 보인다”면서 “지금 직구를 못 때리지 않나. 변화구가 가운데서 몸쪽으로 형성되는 것들은 때리는데 바깥쪽 공은 못 때린다”고 전했다.

올 시즌 기준으로 투수들의 구속이 너나할 것 없이 빨라졌다. 시속 150km의 공은 우습게 던진다. 140km 중후반대의 공들이라도 공에 힘이 더 붙었다. 투수들의 구위가 향상이 되면서 타자들도 빠른 반응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윤동희는 현재 강속구 시대에 뒤쳐지는 모양새다. 우상향을 그리던 성장세도 현재 기준으로는 정체상태다.
윤동희의 부진으로 타선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전준우 윤동희 등 핵심 우타자들이 부진하면서 레이예스에 쏠리는 부담이 심해졌다. 고승민과 나승엽 등 징계 선수들이 돌아왔지만 타선이 달라지지 않는 이유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선수”라고 김태형 감독은 강조하고 있고 구단도 이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비적인 가치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다. 하지만 당장 강속구 시대에 뒤쳐지는 모습은 모두가 생각한 그림이 아니고 바라던 모습이 아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