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박준영이 육성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군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며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박준영은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육성선수 출신의 투수가 1군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올린 건 리그 최초 기록이다.
경기 후 박준영은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과 박승민 투수코치님, 퓨처스 이대진 감독님, 정우람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은 경기 후 박준영과의 일문일답.

-경기 전에 무섭다고 했는데, 전혀 안 느껴졌다.
▲진짜 너무 무서웠다. 그래도 뒤에 수비나 포수 (허)인서나, 강한 수비 믿고 던졌던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선발 소식은 언제 들었고, 어땠나.
▲상동에서 퓨처스 게임 던지고 나서 그 다음날 오전에 이대진 감독님께 소식 듣게 됐다.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지금까지 수없이 달려왔는데, 정말 기쁘고 하늘을 날아다닐 것 같았다. 그래도 차분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회없이 마운드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걸 다 하고 내려오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많이 떨렸을 텐데 언제부터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집중할 수 있었는지.
▲솔직하게 1회부터 5회까지 계속 떨렸다(웃음). 진짜 많이 떨렸는데 최대한 즐기려고 했고, 그래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첫 타자가 삼진이었는데. 잡히면서 잘 풀렸는지.
▲슬라이더를 낮게 던지려고 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다 보니 아래쪽에 운이 좋게 딱 걸쳤다. 정말 좋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나.
▲매 이닝 끝나고 더그아웃에서 다음 타자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또 어떻게 가져가야 될지를 생각하면서 계속 준비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런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오스틴에게 맞았을 때는 끔찍했을 텐데.
▲맞다. 그런데 2루타 맞긴 했어도 아직 마운드에 있는 한 다음 타자를 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바로 잊고 다음 타자를 상대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4회, 5회 승리가 보이기 시작했을 땐 어땠는지.
▲처음부터 5회를 바라보고 던진 게 아니라 1회부터 5회 매 회마다 계속 그냥 1이닝씩만 보고 투구했다. 그러다 보니까 5회가 됐고, 그때서야 '5회 던졌구나' 생각했다.
-5회 끝내고 난 느낌은.
▲다음에 또 던질 수 있으니까 준비를 했는데, 구위가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박승민 코치님께서 오늘 너무 고생헀고, 너무 잘해줬다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께서도 너무 고맙고 '나이스 피처'라고 해주셔서 정말 기뻤다. 그 다음은 뒤에 있는 투수들에게 맡겼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던져본 적이 있었는지.
▲예전에 '불꽃야구' 방송을 통해서 많은 팬분들 앞에서 투구했던 적이 있는데, 그게 진짜 많은 도움이 됐다.
-팬들이 이름을 연호하는 것도 들었나.
▲매 회 들었다. 오늘 하루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환호와 함성이 진짜 많은 힘이 되었기 때문에 너무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 내가 그만큼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2군에서부터 같이 있었던 박승민 코치의 조언도 많이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나는 직구든 변화구든 낮게 던지는 게 다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승민코치님이 내 공을 보시자마자 직구는 하이로 쓰는 게 더 효과적일 거라고 말씀해주셔서 연습을 많이 했다.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신기하고, 정말 감사드린다.
-신인드래프트 미지명 후에 육성선수가 되기까지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는 계속 실패만 꾸준히 해왔었는데, 그럴 때마다 생각을 '왜 안 되지' 하고 부정적으로 하기보다 긍정적으로 바꿨다. '이 부분이 안 됐기 때문에 더 이 부분을 더 열심히 하면 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그렇게 해서 매년 거듭해 왔다.
-눈물은 전혀 안 났나보다.
▲눈물은 잘 안 흘린다. (웃음은 많은 것 같다) 맞다 많이 밝다(웃음).
-1군에 박준영이 두 명인데.
▲내가 한 살이 더 많아서 내가 1준영으로 불리고, 다른 준영이가 2준영으로 불린다. (팬들은 불준영 등으로 부르는데) 어떻게든 불러주시면 감사하다(웃음).
-육성선수 출신으로 데뷔전 선발승은 리그 최초다.
▲너무 신기하고,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계속 기록을 세워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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