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불균형이다. 홈런이 터지길 기다렸던 선수들의 홈런이 드디어 터졌는데, 그동안 비교적 잘 버텨왔던 수비가 무너졌다. 디테일에서 완패를 당했다. 중위권 도약의 기회를 다시 한 번 걷어찼다.
롯데는 지난 주중 NC, 두산과의 6연전을 2승 4패로 마무리 지었다. 모두 루징시리즈였다. 지난 주말 KIA와의 3연전부터 따질 경우 3연속 루징시리즈 중이다.
롯데 타선은 다시 활력을 찾았다. 고승민과 나승엽 등 도박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힘을 불어넣고 있다. 고승민은 11경기 타율 3할8푼8리(49타수 19안타) 1홈런 11타점 OPS .996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11경기 중 7경기에서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고 이 중 2경기는 3안타 경기였다. 나승엽은 복귀 이후 예비군 훈련 참가 등의 이슈로 결장하기도 했지만 9경기 타율 4할5푼2리(31타수 14안타) 2홈런 11타점 OPS 1.196으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부진과 햄스트링 통증이 겹치면서 2군에 잠시 내려갔다가 온 한동희고 지난 16~17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첫 홈런에 이어 2호 홈런까지 쏘아 올리면서 홈런 가뭄을 끝냈다. 1군에서 터진 한동희의 홈런만큼 반가운 소식은 없었다. 지난 주 팀 타율은 2할9푼5리로 리그 3위, 팀 OPS 4위를 기록했다.

타선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홈런을 얻었다. 그러나 대신 수비를 잃었다. 결정적 순간 수비로 경기 흐름을 내줬다. 16일 잠실 두산전 7-8로 끌려가던 8회 2사 3루에서 손아섭의 2루수 내야안타가 나왔다. 2루수 고승민이 큰 바운드 타구를 잡고 러닝스로우를 했다. 1루에 원바운드 송구가 향했는데 1루수 나승엽이 잡지 못했다. 바운드가 애매했지만 1루수 나승엽의 포구가 아쉬웠다. 15일 경기에서는 뜬공 타구를 놓치며 위기를 자초했는데 이날은 실점으로 연결됐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실책성 수비였다.
하지만 나승엽은 9회 2사 후 동점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실책성 수비를 보은했다. 물론 앞서 실점이 없었다면 역전 투런포가 됐을 것이지만 가정은 무의미했다. 롯데는 연장 11회 결국 9-10으로 패했다.
17일 경기 실책은 더더욱 치명적이었다. 팽팽한 승부의 양상이 실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1-1로 맞선 7회말,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가 위기를 맞이했다. 실점은 불가피했지만 최소화 시키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무사 1,3루에서 오명진 타석 때 로드리게스의 1루 견제를 1루수 나승엽이 잡지 못했다. 충분히 잡아줘야 할 송구를 글러브에 넣지 못하며 빠뜨렸다. 허무하게 역전 점수를 허용했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오명진과 10구 승부 끝에 3루수 땅볼을 유도하는 듯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3루수 한동희의 1루 악송구 실책까지 나왔다. 1-3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승부의 추를 완전히 넘겨주고 있었다. 정수빈에게 우전 적시타, 양의지에게 좌전 적시타, 그리고 김민석에게 쐐기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실책 2개에 내리 7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NC, 두산을 상대로 모두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을 내줬다. 접전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에 대한 아쉬움이 짙을 수 있다. 현재 롯데는 26실책으로 최소 실책 3위다. 실책 수는 현저히 줄었다. 수비 효율도 .682로 리그 쥥우권 수준이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 디테일에서 무너졌다. 승부처 디테일이 아쉽다는 것은 수차례 드러났다.

두 가지가 한꺼번에 팀에 머물러 있었다면 롯데는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여전히 하위권이다. 선발진이 잘 버티고 있는데 언제 또 흐트러질 지 모르는 상황. 롯데는 지금의 ‘언발란스’가 가 잘 맞춰지기를 바라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