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첫 고지대 모의고사에서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의 멀티골을 앞세운 대표팀은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완파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 특히 처음 본격적으로 적용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속 홍명보 감독의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 브리검영대학교(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서 5-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이 전반 멀티골을 터트렸고 후반에는 조규성과 황희찬이 연속골을 보태며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고지대 환경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멕시코 과달라하라와 일부 개최지는 높은 해발고도로 인해 체력 부담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은 오는 6월 4일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다시 평가전을 치른 뒤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전술 점검뿐 아니라 체력 분배와 호흡 관리까지 세밀하게 체크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강조하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도 실제로 가동됐다. 전반 22분 주심은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선수들에게 수분 섭취 시간을 부여했다.
무더위와 고지대 환경 속 선수 보호를 위한 조치다.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경기 중 전후반 각각 한 차례씩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역시 이를 실전처럼 활용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을 한데 불러 모은 그는 손짓까지 곁들이며 적극적으로 전술 지시를 전달했다. 지난 3월 유럽 원정 평가전 당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당시 일부 팬들은 코트디부아르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서 홍 감독이 별다른 지시 없이 조용히 상황만 바라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짧은 시간 동안에도 선수들에게 세부 움직임과 압박 방향을 강하게 주문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그대로 포착됐다.
경기 초반 한국은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쉽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8분 손흥민의 프리킥은 수비벽에 막혔다. 이후 한 차례 상대 역습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다시 경기 주도권을 되찾았다.
한국의 첫 유효슈팅은 전반 31분 나왔다. 김문환의 오른쪽 크로스를 백승호가 골문 앞에서 헤더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이 장면은 본격적인 공세의 시작이었다.
결국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40분 백승호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한 패스를 찔렀고 김문환이 빠르게 침투했다. 이어 문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고 손흥민이 정확하게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 몸에 맞고 굴절됐지만 득점으로 인정됐다.


VAR 없이 진행된 경기였지만 판정은 명확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골문 왼쪽 구석을 찔러 넣으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공격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대표팀은 전반을 2-0으로 마친 뒤 후반에도 공격적인 흐름을 이어갔고 결국 5골 차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홍명보호의 준비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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