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캡틴이었다. 말뿐이 아니었다. 선수단에 "연패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본만 잘 지키자"고 강조한 뒤 누구보다 앞장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4안타 4타점 원맨쇼로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구자욱은 지난달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 1사구를 기록했다. 3루타 하나가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그에 버금가는 활약이었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수비 대신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방망이는 누구보다 뜨거웠다.

1회 첫 타석부터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1루 주자 김지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회에도 장타가 나왔다. 2사 후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우익수 다즈 카메론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1루 주자 김성윤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이후 최형우의 적시 2루타 때 직접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5회였다. 구자욱은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최민석의 초구 포크볼(139km)을 받아쳐 우중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7호 아치. 삼성은 구자욱의 한 방으로 승기를 더욱 굳혔다.
8회에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이날 네 번째 타점을 올렸다. 삼성은 구자욱의 맹활약을 앞세워 두산을 9-4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구자욱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허리가 조금 불편해 경기에 못 나갈 줄 알았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정말 잘해주신 덕분에 경기에 뛸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5회 터뜨린 홈런에 대해서는 "앞선 타석에서 직구를 잘 쳤기 때문에 이번에는 포크볼이 들어올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들어왔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2루타 2개를 추가한 구자욱은 KBO리그 역대 22번째 통산 350 2루타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더 많은 2루타를 쳐야 하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경기 전 주장으로서의 메시지였다.
삼성은 최근 두산과의 2연전에서 연이어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지만 구자욱은 선수단에 "연패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기본만 잘 지키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직접 결과로 증명했다. 구자욱은 "이야기한 대로 잘 된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최근 타격감도 절정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8푼7리(39타수 19안타), 2홈런, 17타점, 10득점을 기록 중이다.
주장의 방망이가 뜨거워질수록 삼성도 살아난다. 구자욱은 자신의 말처럼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와 뜨거운 타격감으로 다시 한번 팀 상승세의 중심에 서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