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의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중계한 배드민턴계의 전설적인 해설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31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의 싱가포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3위)를 2-1(21-11, 17-21, 21-19)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안세영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동시에 지난해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 세계 4위)에게 패해 탈락했던 아픔도 말끔히 씻어냈다.

특히 숙적인 야마구치와의 통산 맞대결 성적도 18승 15패로 앞서면서 점점 간격을 벌이기 시작했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 아시아선수권대회 및 우버컵(단체전)에 이어 시즌 5번째 국제대회 정상(개인전 기준 4번째 우승)에 올랐다.

안세영은 그야말로 최악의 컨디션으로 이 대회에 임했다. 지난 30일 천위페이(28, 중국)와의 준결승 도중 어지럼증으로 휴식을 취해야 했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승전 직전까지도 심한 두통과 고열에 시달렸던 안세영이었다.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1게임을 21-11로 가볍게 따냈다. 하지만 2게임에서 6-1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야마구치의 끈질긴 수비와 과감한 공격에 밀려 17-21로 내줬다.
안세영은 마지막 3게임 때 16-19까지 밀려 사실상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특유의 냉정함을 되찾은 뒤 내리 5득점을 올리며 21-19로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상대 야마구치는 허탈함에 코트에 대자로 누워 버렸다.
중국 '텐센트 뉴스'는 1일 BWF 국제 영어 중계 해설을 맡은 영국 복식 국가대표 출신 질리안 클라크(65)가 16-19 상황에서 이미 "안세영은 이런 순간에 항상 자신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서 역전을 예언했고, 이는 정확히 적중했다고 강조했다.

클라크 해설위원은 경기가 끝난 후 "안세영은 오늘 자신의 56번째 결승전을 치렀는데, 그녀의 나이는 불과 24세"라며 "이미 4개의 슈퍼 1000 대회와 6개의 슈퍼 750 대회에서 각각 최소 한 번씩 모두 우승하며 '커리어 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녀는 이번 시즌 안세영에 대해 "2026년에 출전한 5개의 개인전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그녀를 '지배적'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조차 부족하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클라크는 지난 2019년 17세의 고등학생 안세영이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스타가 탄생했다(A star is born)"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이 문구는 안세영이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클라크는 "안세영의 경기를 볼 때마다 그녀가 의심의 여지 없이 '위대한 선수'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라며 여제로 거듭난 안세영에게 찬사를 보냈다.

안세영은 우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곧바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에서 올해 5번째 단식 타이틀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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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아시아배드민턴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