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선 땅을 치고 후회할 노릇이다. 1년 전 트레이드 카드로 썼던 유망주가 평균자책점 1점대 선발투수로 급성장했다. 좌완 투수 카일 해리슨(24·밀워키 브루어스)이 친정팀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개인 최다 12탈삼진으로 복수극을 펼쳤다.
해리슨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치러진 2026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2탈삼진 1실점 호투로 밀워키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1회부터 연속 삼진으로 시작한 해리슨은 2회 마지막 두 타자부터 4회까지 아웃카운트 8개 모두 삼진을 잡으며 위력을 떨쳤다. 6회 윌리 아다메스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 총 투구수 106개로 최고 시속 97.5마일(156.9km), 평균 95.6마일(153.9km) 포심 패스트볼(67개), 슬러브(33개) 중심으로 체인지업(6개)을 간간히 섞었다. 패스트볼로만 13개의 헛스윙을 뺏어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사진] 밀워키 카일 해리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03/202606031940776421_6a2024cc3a789.jpg)
이날까지 해리슨의 성적은 11경기(57⅓이닝) 7승1패 평균자책점 1.57 탈삼진 73개 WHIP 1.03 피안타율 2할5리.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3위, WHIP 9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으로 ‘파이어볼러’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와 함께 밀워키의 원투펀치로 자리잡았다. 강력한 투수들을 앞세워 밀워키는 NL 중부지구 1위(37승21패 승률 .638)를 달리고 있다.
해리슨은 원래 샌프란시스코 선수였다. 지난 2020년 3라운드 전체 85순위로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된 해리슨은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선발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6월 중순 라파엘 데버스의 반대급부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3년간 39경기(35선발·182⅔이닝) 9승9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시절 카일 해리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03/202606031940776421_6a2024cc9fcab.jpg)
샌프란시스코는 해리슨 포함 4명의 선수를 보스턴에 넘겨주며 2023년까지 남은 데버스의 거대한 잔여 연봉(약 2억700만 달러)까지 떠안았다. 그러나 이날 해리슨에게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데버스는 올 시즌 61경기 타율 2할4푼6리(236타수 58안타) 7홈런 30타점 OPS .716으로 부진하다. 데버스가 헤매고 있는데 해리슨이 톱클래스 선발로 성장했으니 샌프란시스코로선 속이 터질 노릇이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가 해리슨을 트레이드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스타 선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는 일은 흔치 않은데 보스턴에서 데버스가 나왔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헤이든 버드송, 랜던 루프, 카슨 위젠헌트 등 선발로 기대받는 젊은 투수 자원이 비교적 풍부했다’며 ‘그럼에도 해리슨이 다른 팀에서 꽃 피우는 모습을 보는 건 샌프란시스코에 뼈아픈 일이다. 23승38패라는 암울한 성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93으로 메이저리그 29위인데 그들보다 나쁜 팀은 콜로라도 로키스뿐이다’고 지적했다.
해리슨을 트레이드로 내보낸 잭 미나시안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해리슨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가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 어떤 선수들에겐 단지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자신감을 키우는 데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며 “해리슨에게서 몇 가지 변화가 보인다. 투구판 위치를 옮겼고, 팔 각도가 조금 더 높아졌다. 패스트볼은 원래 위력적이었는데 두 가지 변화가 패스트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고 봤다. 밀워키는 젊은 투수를 육성하는 데 일가견 있는 팀이다.
![[사진] 보스턴 시절 카일 해리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03/202606031940776421_6a2024cd0819a.jpg)
샌프란시스코만큼 후회할 팀이 또 있다. 데버스를 팔며 해리슨을 받은 보스턴은 그를 3경기(2선발·12이닝 평균자책점 3.00)밖에 쓰지 않고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지난 2월 FA 알렉스 브레그먼(시카고 컵스)을 놓친 뒤 밀워키 3루수 케일럽 더빈을 받는 조건으로 해리슨을 내줬다. 더빈은 올 시즌 53경기 타율 1할8푼6리(167타수 31안타) 1홈런 22타점 OPS .538로 부진하다.
반면 밀워키는 해리슨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빠르게 잠재력을 터뜨렸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처음에는 ‘왜 이 선수가 두 번이나 트레이드됐지?’라고 생각했다. 젊은 선수가 두 번이나 트레이드됐다면 뭔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오프스피드 공도 꾸준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두 번 트레이드됐다면 자신감 문제일 수도 있다고 봤다”며 “지금은 두 가지 문제를 다 해결한 것 같다. 여정은 길고, 그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앞으로 활약을 기대했다.
해리슨은 “난 샌프란시스코 구장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자랐다. 그곳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고, 함께한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면서도 “마침내 여기서 자리를 잡은 것 같아 좋다. 뭔가를 더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나가서 나답게 던지려 할 뿐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밀워키 카일 해리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03/202606031940776421_6a2024cd594c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