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벽 틈 본 이동경, 후반 12분 왼발이 홍명보호를 살렸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6.04 18: 48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모의고사는 이동경의 왼발로 끝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 5-0 대승에 이어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무실점 승리로 마쳤다. 스코어 차이는 작았지만 본선 직전 인상적인 장면 하나는 뚜렷하게 남았다.
결승골은 후반 12분 나왔다.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동경이 왼발로 감아 찼고, 공은 수비벽을 넘어 골문 오른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내내 엘살바도르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던 한국은 세트피스 한 장면으로 흐름을 바꿨다. 이동경의 A매치 4번째 골이었다.

이동경은 2025시즌 K리그1 MVP다. 대표팀에서는 이강인과 같은 왼발 자원으로 묶이지만 쓰임새는 다르다. 이강인이 전진 패스와 연결, 볼 운반으로 공격을 풀어간다면 이동경은 더 직접적인 슈팅 선택지를 제공한다. 엘살바도르전 프리킥도 그 차이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수비벽을 세워도 골문 한쪽 틈을 찾을 수 있는 킥은 짧은 토너먼트에서 따로 가치를 갖는다.
홍 감독은 이날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 비해 선발 명단을 크게 바꿨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고, 경기 초반에는 새 조합의 패스 속도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수비 진영에서 패스 실수가 나왔고, 엘살바도르가 전방 압박과 역습으로 한국의 빌드업을 흔들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은 실점하지 않았다. 후반 들어 이동경의 선제골이 나오자 홍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포함한 주축을 투입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은 유효슈팅을 허용하지 않고 1골 차 승리를 지켰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두 차례 최종 평가전에서 6골을 넣고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동경의 장면은 월드컵 본선에서 쓸 수 있는 분명한 선택지를 남겼다. 조별리그에서는 상대가 한국을 상대로 내려서거나 강하게 압박하며 공간을 지울 가능성이 있다. 오픈플레이가 막히는 시간대에는 직접 프리킥, 코너킥, 2차 볼 슈팅이 경기 결과를 갈라놓을 수 있다. 특히 체코는 수비 조직과 제공권을 앞세울 수 있는 팀이고, 멕시코는 홈 대회 특유의 압박을 등에 업고 한국을 밀어붙일 수 있다.
한국은 월드컵 A조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만난다. 첫 경기 체코전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손흥민이 두 골을 넣었고, 엘살바도르전에서는 이동경이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홍명보호는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안고 결전지 멕시코로 향한다.
이동경의 활용 폭도 넓어졌다. 선발로 출전해 킥과 중거리 슈팅을 담당할 수 있고, 경기 후반 교체 카드로 들어가 세트피스 한 번에 승부를 바꿀 수도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주전 11명만큼이나 벤치의 한 방이 중요하다. 엘살바도르전은 이동경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증거를 남긴 경기였다. 짧은 준비 기간 안에서 얻은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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