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참가가 끝까지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 비자 발급부터 반쪽짜리인 가운데 미국에 입국해도 문제인 상황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7일(한국시간)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월드컵 기간 동안 선수단이 경기 당일 입국해 24시간 내로 떠나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핵심 인사들은 비자 발급도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선수단은 일단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 사전 캠프를 차렸던 이란 대표팀은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톰 바라크 주 튀르키예 미국 대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를 확인하며 "스포츠는 국경을 초월한다. 전 세계 선수들과 팬들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베이스캠프가 있는 멕시코 비자에 이어 실제 경기를 치르는 미국 비자까지 발급받은 이란 대표팀.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 측에 따르면 메흐디 카라티 단장, 헤다야트 몸비니 축구협회 사무총장, 모흐센 모타메드키아 미디어 디렉터를 12명의 대표팀 관계자가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개막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 분노한 이란축구협회는 미국 정부를 비난하는 강경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는 대표팀에 대한 적대적 행동을 계속하며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경영·행정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비스포츠적이고 전적으로 정치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축구협회는 "이 문제는 축구협회가 FIFA를 통해 반드시 추적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FIFA는 책임 있는 기관으로서 현재 대표팀 캠프에 합류해 있으며 대표팀에 절실히 필요한 관리, 행정, 기술, 지원 인력의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마무리할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튀르키예 주재 이란 대사관 역시 "왜 국가대표팀의 필수 구성원인 다수의 관리·행정 인력과 기술 자문위원 등에게 비자가 거부됐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가?"라며 "당신들은 이제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의도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일단 이란 대표팀 관계자들은 멕시코 티후아니로 이동해 추가 소식을 기다릴 예정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일부 인원이 허위 목적으로 비자를 신청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복무 이력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거짓 명목으로 테러리스트들을 미국에 잠입시키기 위해 악용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심지어 선수단도 입국 제재를 피하지 못했다. 이란의 아볼파즐 파산디데 대사는 "우리는 아침에 입국할 수 있지만 같은 날 반드시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당일에만 미국 땅을 밟을 수 있고, 24시간 내로 다시 떠나야 한다는 것.
데일리 메일은 "현재 이란 대표팀은 미국과의 갈등 때문에 멕시코에 머물고 있다. 조별리그 경기를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에서 치르는 만큼 원래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변경해 경기 때마다 항공편으로 이동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G조에 배정된 이란은 오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후 벨기에, 이집트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 두 경기 역시 미국에서 개최된다. 미국에서만 조별리그 3경기를 소화하는 이란으로선 이동거리가 대폭 늘어나게 됐다.
한편 이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기자들도 미국 입국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스포츠기자협회(AIPS)의 지아니 메를로 회장은 "정식으로 취재 승인을 받은 기자들에게 비자가 발급되지 않고 있다. 이란 기자들도, 아프리카 기자들도 있다. 일부는 단수 비자만 받았다. 캐나다나 멕시코에 취재하러 갔다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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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 대표팀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