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만날 멕시코의 압박은 경기장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도 멕시코시티가 먼저 파도쳤다.
로이터 통신은 7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가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 밖 세계 최대 규모의 ‘멕시칸 웨이브’ 기록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행사는 멕시코 수도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파세오 데 라 레포르마에서 열렸다. 초록색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과 관광객들이 거리 위에 줄지어 서서 차례로 팔을 들어 올렸다.
단순한 거리 이벤트가 아니었다.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에 이어 2026년 다시 월드컵을 개최한다. 미국, 캐나다와 공동 개최하지만 멕시코는 남자 월드컵을 세 차례 개최하거나 공동 개최하는 첫 국가가 된다.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는 6월 11일 멕시코와 남아공의 개막전이 열린다. 개최국의 축구 열기가 대회 시작 전부터 수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행사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널리 알려진 파도타기 응원 40주년을 기념하는 성격도 있었다. 멕시칸 웨이브라는 이름은 월드컵과 함께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각인됐다. 멕시코는 40년 뒤 다시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그 상징을 경기장 밖 도로로 끌어냈다.
기네스 세계기록의 기존 기준도 함께 소환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참가자 수 기준 최대 파도타기 응원은 2008년 미국에서 15만7574명이 만든 기록이다. 가장 긴 파도타기 줄은 2007년 포르투갈의 8453명, 가장 긴 시간 이어진 파도타기 응원은 2015년 일본의 17분 14초로 정리돼 있다. 멕시코시티가 노린 것은 경기장 밖에서 펼쳐진 가장 큰 멕시칸 웨이브라는 새 항목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도 이 열기와 떨어져 있지 않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공을 상대한다. 멕시코전은 한국의 두 번째 경기다. 장소는 수도 멕시코시티가 아니라 과달라하라지만, 상대는 공동 개최국 멕시코다. 홈 관중, 익숙한 환경, 대회 전체의 분위기가 모두 한국을 향해 몰릴 수 있다.
멕시코는 월드컵에서 한국과 두 차례 만나 모두 이긴 기억도 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한국을 3-1로 꺾었고,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2-1로 이겼다. 홍명보호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현재의 멕시코 전력뿐 아니라 오래 쌓인 월드컵 기억, 개최국의 자존심, 거리에서부터 올라오는 응원 열기다.

멕시코시티 정부 관계자는 기록을 깨는 것이 아니라 새 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기네스 측은 현장 증거를 검토한다. 기록 인정 여부는 추후 결정된다. 결과와 별개로 멕시코는 월드컵 개막 전부터 자신들의 방식으로 대회를 열었다.
홍명보호는 체코와 첫 경기를 치른 뒤 멕시코와 맞붙는다. 홍명보호 입장에서 과달라하라의 두 번째 90분은 개최국 멕시코가 거리와 경기장에서 쌓아 올린 압박을 정면으로 받는 경기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