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손흥민(LAFC)이 개최국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맞붙어야 하는 상대팀 선수지만 과달라하라에서는 이미 가장 인기 있는 스타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멕시코 소이 풋볼은 7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대표팀의 과달라하라 입성과 훈련장 분위기를 조명하며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소이 풋볼은 "손흥민이 멕시코와 맞대결을 앞두고 과달라하라를 사로잡았다"며 "한국 대표팀은 이미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과달라하라에서 훈련을 시작했으며 베르데 바예에서 열린 훈련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그는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선수였다"고 보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 과달라하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한 고지대 적응 캠프를 마친 뒤 본격적인 월드컵 베이스캠프 생활에 들어간 것이다.
대표팀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태극기를 든 교민들은 물론 현지 팬들까지 몰려들어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고 곳곳에서는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이 이어졌다.
소이 풋볼은 "공항은 현수막과 응원가 그리고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로 가득 찼다"며 "수백 명의 팬들이 한국 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흥민을 향한 관심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이었다. 선수단이 이동하는 순간마다 팬들이 몰렸고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과달라하라 주정부 역시 한국 대표팀 환영에 나섰다. 파블로 레무스 할리스코 주지사는 직접 공항을 찾아 선수단을 맞이했고 멕시코 전통 차로 모자를 선물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대표팀을 향한 관심은 훈련장에서도 이어졌다. 현재 한국은 멕시코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인 치바스 과달라하라의 훈련장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공개 훈련이 실시된 날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소이 풋볼은 "한국 대표팀의 등장에 멕시코 팬들의 기대감은 매우 컸다"며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약 800명의 팬들이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손, 형제여. 이제 넌 멕시코인이다'라고 외쳤을 때였다"며 "손흥민은 팬들의 애정 어린 응원에 놀라움과 감사의 뜻을 담아 화답했다"고 전했다.
상대국 주장에게 이 같은 반응이 쏟아지는 이유는 8년 전 러시아 월드컵의 기억 때문이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는 이변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트리며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지었다.
그 결과 멕시코는 독일을 제치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당시 멕시코 팬들은 한국 대표팀을 향해 감사 인사를 보냈고 손흥민은 현지에서 영웅과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시간이 흘렀지만 그 기억은 여전히 멕시코 팬들 사이에 남아 있는 모습이다.
손흥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LAFC 입단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 추억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2018년 당시처럼 나를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며 "나도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있고 멕시코 팬들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반가운 인사는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유효하다.
한국과 멕시코는 이번 대회 A조에 함께 편성됐다. 한국은 오는 12일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19일 같은 장소인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는다. 사실상 조 1위 경쟁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10일 과달라하라 팬 페스트 현장에서 만난 축구팬 마르티나 페르난데스 씨는 취재진에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먼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한국이 멕시코와 경기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손흥민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당연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에서 손흥민은 환영받는 스타다. 훈련장에서는 박수와 환호를 받고 거리에서는 호의적인 시선을 받는다. 그러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이 시작되는 순간 모든 분위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18년에는 멕시코를 웃게 만든 영웅이었지만 이번에는 개최국의 조 1위 도전을 막아야 하는 상대다. 멕시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손흥민이 정작 경기장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서게 되는 이유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