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가 사살된 후 과달라하라는 폭동으로 몸살을 앓았다. 보안군과 조직원 등 70명 이상이 숨지는 무력 충돌이 발생하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에는 ‘월드컵 축제를 안전하게 치러낼 수 있을 것인가’ 우려와 의구심이 가득했다.
멕시코 정부는 과달라하라를 비롯한 개최 도시에 무려 9만 9,000명의 연방 및 민간 보안 인력을 대대적으로 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월드컵의 서막을 알리는 FIFA 팬 페스티벌이 개막하기 직전인 9일(한국시각) 기자가 직접 찾은 과달라하라 ‘플라사 리베라시온(해방 광장)’은 축제의 설렘과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도심 곳곳에 촘촘하게 배치된 군경 덕분에 취재진이 이동하는 중에도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취재 도중 기자가 길을 걷다 장애물에 걸려 무릎과 정강이에 타박상을 입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고통스러워하는 기자에게 손을 내민 것은 현장의 의료진이었다. 구급차로 신속하게 안내한 의료진은 알레르기 유무를 확인하는 등 세심하게 상태를 체크한 뒤 소독과 응급처치를 완벽하게 마쳤다. 우려를 무색하게 만드는 안전·의료 시스템이었다.
치료를 마치고 다시 광장으로 나서자 이번엔 과달라하라 시민들의 뜨거운 ‘한국 사랑’이 기자를 반겼다.
현장을 촬영하던 기자에게 한 멕시코 남성이 다가와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한국인(Coreano)"이라고 답하자,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수줍게 서 있는 자신의 딸들을 가리키며 "함께 기념 촬영을 해줄 수 있느냐"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촬영을 마친 가족들은 기자에게 서툰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했다. 이를 지켜보던 주변 현지인들까지 몰려들어 순식간에 두 번의 기념 촬영이 더 이어졌다.
유명이 된 듯한 묘한 기분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K-팝과 K-컬처의 위상을 멕시코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체코전을 앞두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 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에스파(aespa)의 카리나와 윈터, 그리고 ‘워터밤 여신’ 권은비가 이곳 플라사 리베라시온을 찾을 예정이다.
이들은 경기 직전 FIFA 팬 페스티벌 현장을 방문해 대형 스크린 앞을 가득 메운 글로벌 축구팬들과 함께 현장을 체험하고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뜨거운 응원 프로그램을 함께할 계획이다. 멕시코의 심장부에서 울려 퍼질 K-팝 스타들의 응원 소리는 이번 팬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성당과 테아트로 데고야도(데고야도 극장) 사이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릴 준비를 마친 과달라하라 FIFA 팬 페스티벌 현장.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고 ‘월드컵 축제’를 즐길 준비를 마쳤다.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