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축구혁신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천수는 회장과 감독을 바꾸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기간 대한축구협회 행정과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내부 핵심 인사들을 확인하고, 고착화된 조직 구조를 바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일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혁신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축구계 안팎에서 제기된 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혁신위는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 박지성 위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이영표 해설위원, 박주호 해설위원으로 구성된 임시 단체다.
이천수는 16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공개된 영상에서 강성주, 이황재 해설위원과 K-축구혁신위원회의 역할과 대한축구협회 개혁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유튜브 '리춘수'](https://file.osen.co.kr/article/2026/07/16/202607161902779359_6a58af000df07.png)
K-축구혁신위원회는 한국 축구가 처한 위기를 진단하고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 다만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거나 대한축구협회 인사에 직접 개입할 법적 권한을 가진 기구는 아니다.
박지성 공동위원장도 첫 회의를 마친 뒤 혁신위원회의 역할과 권한에 선을 그었다. 직접적인 의사결정 기구라기보다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에 한국 축구의 개혁 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에 가깝다.
강성주 해설위원은 "K-축구혁신위원회가 감독을 선임하거나 직접 권한을 행사하는 기구는 아니다. 현재의 비상 상황을 수습하고 앞으로의 쇄신 방안을 만드는 가이드라인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지만 대한축구협회, 대한체육회와 소통하면서 한국 축구의 무엇이 잘못됐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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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는 혁신위원회의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찾아내는 역할만큼은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지성이 형 첫 인터뷰 듣지 않았냐. 권한이 없다. 혁신위원회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감독도 나갔고 회장도 나갔다. 그렇다면 그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왜 그대로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천수가 혁신위원회에 요구한 첫 번째 과제는 대한축구협회 내부 권력 구조에 대한 진단이다.
그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물러났더라도 장기간 협회의 실무와 행정을 담당한 인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조직은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축구인 출신 임원들은 일정한 임기를 마친 뒤 협회를 떠난다. 반면 협회 행정 조직은 회장과 임원이 바뀐 뒤에도 유지된다. 새 인물이 들어오더라도 기존 업무 방식과 내부 질서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것이 이천수의 지적이다.
그는 "축구인들은 임원으로 들어왔다가 계약이 끝나면 나간다. 새로운 사람이 오더라도 밑에 있는 조직은 그대로"라며 "기존 직원들의 힘이 굉장히 세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사람이 무언가를 바꾸려고 해도 '행정은 원래 이렇게 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는데 왜 바꾸려 하느냐'는 말을 들으면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혁신위원회가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회장이나 축구인 출신 임원만 살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약 20~30년 동안 협회 행정과 정책에 관여하며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내부 인사들이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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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실질적으로 행정을 보고 정책을 만들며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수면 위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몽준 전 회장 시절부터 정몽규 전 회장 시절까지 계속 협회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회장만 바뀌고 조직을 개편한다고 해도 다시 그 사람들이 일을 맡게 된다. 얼굴마담 역할을 했던 사람들만 바뀌어서는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천수는 자신이 생각하는 핵심 인사가 약 5명 정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장급 인사 가운데 적어도 다섯 명은 나와야 한다고 본다. 축구인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개혁하려면 이 구조를 걷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에서 벌어진 문제들을 알고 있었고 그 문제 안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과감하게 '이제 그만두겠다'고 나와야 협회가 바뀔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혁신위원회의 두 번째 과제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행정 절차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황재 해설위원은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절차를 혼자 판단하고 진행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협회 내부에서 관련 규정과 이사회 의결 절차 등을 설명하고 조언한 실무자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해설위원은 "이임생 전 이사가 혼자 독단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이사회 통과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조언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인물들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천수도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이임생 전 이사보다 협회 안에 오래 있던 사람들이 더 잘 알았을 것"이라며 "이렇게 선임한 뒤 이사회를 통과하면 된다고 설명한 사람이 있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감독 선임의 최종 결정권자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어떤 실무자가 어떠한 근거로 절차를 설계하고 조언했는지까지 밝혀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혁신위원회가 해야 할 세 번째 일은 대한축구협회 청문회가 실질적인 조직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문제와 질문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천수는 22일로 예정된 청문회에 대외적으로 알려진 인물뿐만 아니라 실제 행정과 정책을 담당했던 내부 인사들도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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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라면 그동안 실무를 담당했던 직원들과 내부 핵심 인사들을 불러야 한다. 이들이 청문회를 받고 책임과 퇴진 의사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성주 해설위원은 국민이 협회에 분노한 이유가 대표팀의 경기력에만 있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감독 선임 과정부터 협회의 행정 처리 과정에서 투명성이 결여된 부분에 화가 난 것"이라며 "이번 청문회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처럼 뻔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진실 공방만 벌이다 끝나서는 안 된다. 어떤 질문을 해야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천수가 혁신위원회에 요구한 핵심은 특정 인물을 처벌하거나 몰아내는 데만 있지 않았다. 새로운 회장이나 임원이 기존 조직에 들어가더라도 정상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그는 "누가 회장이 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직이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먼저.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회장으로 들어가도 기존 조직을 타파하지 않으면 변화시키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쌓인 방식과 노하우로 만들어진 구조를 새로 들어온 한 사람이 무너뜨릴 수는 없다. 수장 하나가 바뀐다고 협회 전체가 바뀌지는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혁신위원회가 조직 개편을 제안할 때는 장기간 자리를 지킨 핵심 인사들의 책임뿐만 아니라 새로운 실무진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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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는 "기존 인사들이 내려오고 밑에서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을 올려야 한다. 축구를 좋아하고 일하고 싶어 하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경쟁 체제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사례로 들었다.
이천수는 "최근 연맹이 일을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젊은 직원들이 들어오면서 조직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협회도 아래에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 올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강성주 해설위원은 "진짜 개혁을 할 생각이라면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년 뒤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천수는 장기간 협회에서 일한 인사들에게 책임 있는 퇴진도 요구했다.
그는 "이제는 서로 섭섭해하지 말고 책임져야 한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정도 경력이면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책임지고 떠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협회를 나온 뒤에는 밥 한 끼, 소주 한잔하면서 인간적인 관계로 돌아갈 수 있다. 그것이 멋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천수의 주장은 K-축구혁신위원회가 단순히 한국 축구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문 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데 모였다.
![[사진] 유튜브 '리춘수'](https://file.osen.co.kr/article/2026/07/16/202607161902779359_6a58af14ee2f1.png)
누가 차기 회장이 돼야 하는지, 누가 대표팀 감독을 맡아야 하는지를 논의하기 전에 오랜 시간 협회 내부에서 이어진 의사결정 구조와 행정 관행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져야 할 인물이 누구인지, 감독 선임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조언과 행정 처리가 이뤄졌는지, 젊고 능력 있는 실무자가 성장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이천수는 "누가 회장이 되든 상관없을 정도로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성이 무너지고 내부에서도 누구나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그때부터 진정한 개혁이 시작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