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때문인 것 같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1선발 엘빈 로드리게스는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⅔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초 레이예스가 선제 솔로포를 때려냈지만 1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에는 디아즈에게 2루타, 류지혁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추가 실점했다.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6회 강민호, 박승규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김지찬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3실점 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벤치는 교체 결정을 내렸다. 김상진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로드리게스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1아웃을 마저 잡겠다고 호소했다. 에이스로서 욕심을 부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내 로드리게스는 공을 김상진 코치에게 건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물론 로드리게스는 납득하기 힘들고 화가 나는 표정이었지만, 더 이상의 잡음 없이 교체가 진행됐다.
문제는 이 장면을 아니꼽게 바라보면서 확증편향을 했던 중계방송이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로드리게스의 교체 거부 장면을 두고 "3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못 던진 내용은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교체를 하겠다고 올라왔는데 로드리게스는 고개를 젓고 있다. 던지겠다는 것이다. 이런 장면은 보기 안 좋다. 이런 상황에서는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따라줘야 한다. 로드리게스가 이럴 이유가 없다. 본인이 뭔가 안 풀린다는 걸 표현하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해설위원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였다.

문제는 이후, 표정과 상황만으로 추측하고 확대 해석하면서 사실인냥 얘기를 해 나갔다. 박 해설위원은 “앞선 상황에서 장면은 여러모로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로드리게스 마음이 뭘 표현하는지는 모르겠다. 투구수가 99개였다. 뭘 원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라면서 “제 느낌에는 옵션 때문인 것 같다. 이닝이나 퀄리티스타트 같은 옵션이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제가 유추해보면 저렇게 할 이유가 없다.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은 나오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저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채 무지성으로 선수 한 명을 비난하고 옵션 욕심만 가득한 선수로 못 박은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롯데는 로드리게스와 총액 100만 달러(15억원)에 계약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액을 안겼다. 이적료, 옵션 등이 없는 100만 달러 전액 보장 계약이었다. KBO에 공시된 로드리게스의 계약 내용은 계약금 35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였다.
공개적인 중계방송에서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채 옵션 욕심 때문에 강판을 거부했다는 발언을 했다. KBO의 레전드급 야구인이 공개석상에서 한 발언이기에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와 로드리게스가 이면 계약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KBO 규약의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선수 규정 위반시에는 해당 계약을 무효로 하고 선수는 1년 간 참가활동을 정지한 뒤, 1라운드 신인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10억원의 징계를 받게 된다. 조금만 알아보면 다 드러나는 계약 관계를 두고 무리할 구단은 이제 없다.
로드리게스는 에이스다. 1선발이다. 이미 99개의 공을 던졌다고 했지만, 6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처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터. 경기 최다 투구수가 113개, 100구 이상 피칭도 9번이나 있었던 만큼 1선발로서 상황 자체를 책임지고 싶어했던 욕심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에이스의 자세보다는 자신의 욕심만 내비치는 외국인 선수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도 좋지 않을 것이다라는 ‘갈라치기성’ 추측까지 내놓았다. 외국인 선수를 향한 차별성 발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 투성이였다. 로드리게스의 무엇이 박재홍 해설위원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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