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전준우보다,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보다 먼저 1군행 번호표를 받았다. 드래프트 낙방의 설움을 퓨처스리그에서 떨쳐내고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조민영이 1군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롯데는 우천 취소된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외야수 조민영을 1군에 등록했다. 좌타 외야수 김동현이 2군으로 내려갔다. 육성선수였던 조민영은 이날 1군에 등록되면서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조민영은 김동현과 함께 올해 롯데 퓨처스 팀의 히트상품이었다. 말 그대로 폭격 중이었다. 퓨처스리그 59경기 타율 3할4푼5리(220타수 76안타) 6홈런 36타점 OPS .940의 성적을 남기고 있었다. 퓨처스 남부리그 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퓨처스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라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미 조민영의 퓨처스 기록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때가 되면 1군에서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고 누누이 말해왔던 차에 후반기 시작과 함께 조민영에게 기회가 왔다.

조민영은 신일고를 졸업했지만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일본 독립리그행을 선택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독립리그인 BC리그의 이바라키 아스트로플래닛츠 구단에 입단해 지난해 9월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육성선수들을 대거 수집하면서 원석들을 발굴하고 있었던 롯데의 눈에 띄었고 롯데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계약 1년여가 채 되지도 않은 시점에 1군 기회까지 받게 됐다.
퓨처스 기록이 1군 기록으로 곧바로 치환되지 않는다. 당연히 수준 자체가 다르다. 1군에서는 검증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조민영에게는 1군 등록 자체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민영은 "프로에 입단한 뒤 가장 기대했던 순간이었는데 막상 1군 콜업 소식을 들으니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부모님께 가장 먼저 연락드렸는데 누구보다 기뻐해 주셨다. 동료들도 진심으로 축하해줘 정말 감사했다. 항상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롯데로서도 의미있는 결정이다. 조민영과 같은 자리에 들어올 수 있는 베테랑과 1군 선수들이 있었다. 주장 전준우,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를 비롯해 나승엽 유강남 등 1군 선수들이 현재 2군에서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는 상황. 당장 성적이 필요한 롯데 입장에서는 기존 1군 선수들이 먼저 기회를 받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지만,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유망주에게 1군 기회를 먼저 줬다. 퓨처스리그에서 기록을 간과하지 않았다.
조민영과 바톤을 터치해서 2군으로 내려갔지만, 김동현 역시 조민영에 앞서서 퓨처리그를 폭격한 뒤 1군에 올라와서 잠시나마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민영도 김동현처럼 깜짝 활약을 기대해볼 법한 퓨처스리그 성적이다.
기존 1군 선수들을 제치고 1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과연 조민영은 육성선수의 신화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