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32)이 제주SK 입단 반년 만에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페르시자 자카르타는 17일(한국시간) 권창훈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6-2027시즌 공격진을 강화할 새 외국인 선수로 한국 국가대표 출신의 왼발잡이 미드필더를 선택했다.
권창훈은 지난 1월 전북 현대를 떠나 제주에 입단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과의 재회 속에 부활을 노렸지만 13경기를 뛴 뒤 다시 유니폼을 바꾸게 됐다. 이번에는 K리그가 아닌 인도네시아 슈퍼리그다.

전북에서 보낸 2025시즌에는 K리그1 31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오랜 부상에서 벗어나 한 시즌을 소화하며 경기 감각을 되찾았고 제주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제주와의 동행은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한 채 자카르타행으로 끝났다.

결정을 끌어낸 이름은 신태용 감독이다. 신 감독은 지난달 페르시자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단 개편에 나섰다. 권창훈의 왼발과 2선 전 지역을 소화하는 능력을 높이 샀다. 두 사람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했다.
페르시자는 권창훈을 오른쪽과 왼쪽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모하마드 프라판차 회장은 유럽과 한국 대표팀에서 쌓은 경험이 공격에 창의성과 다양성을 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감독의 존재가 적응 기간도 줄여줄 것으로 봤다.
권창훈도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변화를 지켜봤다. 그는 구단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원해 페르시자를 선택했으며 자카르타 생활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성장세가 이적을 결정한 배경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경력만 놓고 보면 페르시자 선수단에서 손꼽히는 이름이다. 권창훈은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프랑스 리그1 디종과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뛰었다. 유럽 생활을 마친 뒤 김천 상무와 전북, 제주를 거쳤다.
대표팀에서는 A매치 43경기 12골을 기록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포함됐다. 구단과 대표팀을 합쳐 340경기 이상을 뛰며 50골 이상을 넣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K리그1 베스트11에 선정됐다.
화려했던 전성기 뒤에는 긴 부상과 싸웠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본선 출전이 무산됐다. 프라이부르크에서도 부상이 반복됐고 국내 복귀 뒤에는 예전의 폭발력을 되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페르시자행은 30대에 들어선 권창훈이 택한 또 한 번의 방향 전환이다.

인도네시아 리그에서는 기술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다운 숫자도 요구받는다. 권창훈은 전성기 시절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으로 승부를 갈랐다. 신 감독은 그 움직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도자다. 페르시자가 원하는 창의성과 득점은 권창훈의 왼발에 함께 걸렸다.
신 감독에게도 첫 시즌의 성패가 걸린 영입이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서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앞세웠던 그는 페르시자에서도 높은 활동량을 요구하고 있다. 전술을 이미 알고 왼발 킥과 중앙 침투를 갖춘 권창훈은 새 축구를 빠르게 이식할 카드다.
권창훈은 2026-2027시즌 최고의 성적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계약 기간은 두 시즌이다. 리우올림픽에서 함께했던 감독과 선수는 10년 뒤 자카르타에서 다시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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