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들 반성하고 각성해야” 기성용의 작심 비판…월드컵 탈락에 “나부터 무엇을 했나”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19 07: 55

전 국가대표 주장 기성용(37)이 월드컵 참사 앞에서 축구인들의 반성과 각성을 요구했다.
기성용은 17일(한국시간) 공개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예고 영상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돌아봤다. 대표팀을 향한 비판을 선수나 감독 한 사람에게만 돌리지 않았다. 자신을 포함한 한국 축구 구성원 전체에 질문을 던졌다.
그는 월드컵 개막 당시 멕시코를 직접 찾았다. 한국이 체코와 치른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현장에서 지켜본 뒤 귀국했다. 오현규의 역전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둔 직후라 분위기는 밝았다. 조 1위와 2위 가운데 어느 자리로 32강에 오를지를 이야기할 정도였다.

기대는 두 경기 만에 무너졌다. 한국은 멕시코에 0-1로 패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같은 점수로 졌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돼 조 3위 일부까지 32강에 오르는 대회에서 1승 2패로 탈락했다.
기성용은 귀국 전 대표팀 선수들을 만나 힘을 불어넣었다. 체코전 승리의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32강 진출 실패로 대회가 끝나자 월드컵을 세 차례 경험한 선배로서 안타까움이 컸고 국민이 느낀 실망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쓴소리는 그다음에 나왔다. 기성용은 “축구인들이 정말 각성해야 한다. 반성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가 개혁돼야 한다는 요구도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 밖에서 책임을 추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도 한국 축구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기성용의 발언이 무거운 이유는 그가 한국 축구의 긴 시간을 몸으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A매치 110경기에 출전했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연달아 나섰다. 2018년에는 주장으로 대회를 시작했지만 종아리 부상으로 독일과의 최종전에는 뛰지 못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도 경험했다. 셀틱과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유럽 축구를 겪었고 K리그로 돌아와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에서 후배들과 뛰었다.
지금도 현역이다. 지난해 여름 서울을 떠나 포항으로 이적한 뒤 2026시즌을 앞두고 1년 재계약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14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밖에서 훈계하는 은퇴 선배가 아니라 매일 훈련장과 라커룸을 지키는 선수의 발언이다.
포항에서도 역할은 공을 배급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에게 훈련 태도와 경기 준비를 보여주고 흔들리는 순간에는 중원의 기준을 잡는다. 자신이 속한 현장부터 돌아보겠다는 말은 그래서 단순한 방송용 비판으로 들리지 않는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 탈락 뒤 감독 사퇴와 대한축구협회 개혁 요구가 한꺼번에 터졌다. 대표팀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을 향한 비판도 국회와 정부로 번졌다. 기성용은 사람 한 명을 교체하는 방식보다 축구인들 스스로 무엇을 바꿨는지를 먼저 물었다.
첫 경기 승리를 보고 귀국할 때만 해도 1위와 2위를 논했다. 두 번의 0-1 패배 뒤 남은 것은 32강 탈락과 축구계 전반을 향한 질문이었다. A매치 110경기와 세 차례 월드컵을 뛴 전 주장은 그 질문의 첫 번째 대상에 자기 이름부터 올렸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