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피카의 스카우트 수첩에는 에덴 아자르가 너무 일찍 적혔고 계약서에는 끝내 올라가지 못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19일(한국시간) 벤피카 수석 스카우트를 지낸 조제 보투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현재 브라질 플라멩구에서 단장으로 일하는 보투는 아자르를 “우리가 영입하지 못한 선수 가운데 최고”라고 꼽았다.
보투는 벤피카가 프랑스 릴에서 성장하던 아자르를 매우 가까이에서 관찰했고 실제 영입도 시도했다고 밝혔다. 아자르가 17세에 1군 무대에서 폭발하자 경쟁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여러 구단이 동시에 움직였고 벤피카가 감당하기 어려운 싸움이 됐다.


구체적인 이적료 합의나 계약서 작성까지 갔던 거래는 아니었다. 스카우트가 일찌감치 재능을 확인하고 구단 차원에서 접근했지만 선수의 가치가 너무 빠르게 치솟은 경우였다. 유망주를 먼저 데려와 키운 뒤 큰 이적료를 남기는 벤피카의 방식이 아자르 앞에서는 한발 늦었다.
아자르는 릴에서 프랑스 리그를 흔들었다. 2010-2011시즌 리그와 컵대회 더블을 이끌었고 리그1 올해의 선수상을 두 시즌 연속 받았다. 마지막 시즌에는 공식전 48경기에서 21골을 넣었다. 2012년 여름 첼시가 약 3200만 파운드를 지불하며 경쟁을 끝냈다.
선택 이후의 기록은 벤피카가 놓친 재능의 크기를 보여준다. 아자르는 첼시에서 7시즌 동안 공식전 352경기 110골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와 유로파리그 우승 2회, FA컵과 리그컵을 한 차례씩 들어 올렸다. 2014-2015시즌에는 PFA 올해의 선수와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을 함께 받았다.
벤피카와의 묘한 인연도 남았다. 첼시는 2013년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벤피카를 만났다. 아자르는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첼시는 후반 추가시간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헤더로 2-1 승리를 거뒀다. 벤피카가 품으려 했던 선수가 첼시 유니폼을 입고 반대편 우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첼시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더 강렬했다. 아자르는 2019년 유로파리그 결승 아스널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그 경기를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고 2023년 32세에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25년에는 프리미어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프리미어리그 기록만 떼어도 245경기 85골 54도움이다. 첼시에서 보낸 마지막 2018-2019시즌에는 리그 16골과 15도움을 동시에 찍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50골과 50도움을 모두 넘긴 선수는 아자르 한 명이었다. 벤피카가 놓친 것은 한 시즌 반짝한 유망주가 아니라 7년 동안 잉글랜드 수비를 흔든 완성형 공격수였다.
보투는 벤피카와 샤흐타르 도네츠크 등에서 네마냐 마티치, 악셀 비첼, 미하일로 무드리크 같은 선수의 발굴과 영입에 관여했다. 수많은 성공작을 남긴 스카우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실패작은 아자르였다.
17세 아자르를 데려오지 못한 선택은 352경기와 110골, 여섯 개의 우승 트로피로 돌아왔다. 벤피카의 계약서에서 비어 있던 이름은 13년 뒤 프리미어리그 명예의 전당 명단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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