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기득권의 벽에 가로막힌 축구국가대표 출신 구자철(37)이 결국 처절한 탄식을 내뱉었다.
제주SK 유소년 어드바이저인 구자철은 최근 SPOTV 프로그램 '스포 타임머신'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느낀 절망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계의 고질적인 행정 마비와 시대착오적인 유소년 육성 방식을 조목조목 비판한 것이다.
구자철이 가장 크게 절망한 대목은 바로 현장의 목소리를 대하는 축구계 원로와 기득권층의 폐쇄적인 태도다. 선진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이식하려 노력해도, 합리적인 토론 대신 감정적인 비난이 먼저 날아온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에서 배운 좋은 시스템을 토대로 이야기를 꺼내면 '어디서 외국물 좀 먹었다고 건방을 떤다', '큰물에서 좋은 거 보고 왔다고 한국 축구를 깎아내린다'는 비아냥이 돌아온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마저 '선배에 대한 도전'이나 '건방진 태도'로 매도해 버리는 낡은 권위주의가 혁신의 싹을 철저히 짓밟고 있는 셈이다.
구자철은 "좋은 시스템을 보고 와서 수없이 많은 조언을 협회와 언론에 건넸지만, 현장에 단 하나라도 반영된 것이 있었나.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개탄, 기득권의 밥그릇 지키기와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한국 축구의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진심으로 한국 축구는 망했다. 지금 당장 10년 뒤를 내다보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불과 5년, 10년 후의 한국 축구는 지금보다 훨씬 끔찍하고 참혹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현재 축구계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한 뒤 박지성과 이영표 등을 앞세운 'K-축구혁신위원회'를 조직하며 대대적인 쇄신을 약속했다. 리더십의 교체부터 행정 시스템 전반을 뜯어고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구자철이 폭로한 숨 막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이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표면적인 기구 신설이나 규정 변경을 넘어 아랫사람의 입을 틀어막는 장들과 수뇌부의 뿌리 깊은 권위의식을 청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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