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센터백 두 명이 차례로 쓰러졌고 중원의 핵심은 정규시간 종료 직전 퇴장당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부상에 대응하느라 교체 카드를 빠르게 소진했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전은 스페인에 밀린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사라졌다.
아르헨티나는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스페인에 0-1로 패했다.
대회 2연패와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렸던 아르헨티나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1분 터진 페란 토레스의 결승골을 지키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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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경기 시작부터 스페인의 점유율과 전방 압박에 밀렸다.
스페인은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대부분을 중앙선 위에 배치하고 아르헨티나를 자기 진영에 가뒀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으나 공을 빼앗은 뒤 전진하지 못했다.
경기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첫 번째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43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갑자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통증을 느낀 그는 벤치를 향해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표정은 굳어 있었고 곧바로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교체됐다.
스칼로니 감독은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교체 카드 한 장을 사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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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산드로의 이탈은 단순히 수비수 한 명이 바뀐 문제가 아니었다. 리산드로는 왼발을 이용한 후방 전개와 전진 패스가 가능한 센터백이다. 낮은 위치까지 내려온 스페인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비진에서부터 정확한 패스가 필요했다. 아르헨티나는 리산드로가 빠진 뒤 오타멘디의 경험에 기대야 했지만 공격 전개의 답답함은 해소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45분 동안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니코 곤살레스를 불러들이고 레안드로 파레데스를 넣었다. 스페인에 밀린 중원 싸움을 강화하고 경기의 온도를 높이려는 선택이었다.
파레데스는 투입 직후 로드리를 뒤에서 밀치며 경고를 받았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판정에 항의하고 양 팀이 뒤엉키면서 신경전도 벌어졌다.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곤살로 몬티엘 대신 나우엘 몰리나를 투입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스페인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세 장의 교체 카드가 사용된 상황에서 두 번째 센터백 부상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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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중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직전 통증을 호소한 로메로는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로메로를 파쿤도 메디나로 교체했다. 동시에 로드리고 데 폴을 빼고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넣었다.
선발 센터백인 리산드로와 로메로가 모두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아르헨티나의 중앙 수비 조합은 오타멘디와 메디나로 완전히 바뀌었다.
스칼로니 감독이 계획했던 교체 운영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리산드로와 로메로의 부상에 두 장을 사용했고 후반 시작과 우측 수비 변화에도 카드를 썼다.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25분을 전후해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벤치에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등 공격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 경기 양상이 바뀌어 득점이 필요해지더라도 더는 선수를 투입할 수 없었다.
실제로 스칼로니 감독은 데 폴을 대신해 시메오네를 선택했다. 공격적인 교체였지만 정통 최전방 공격수를 추가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수비진의 연이은 부상으로 선수 구성과 교체 순서가 꼬이면서 사용할 수 있는 승부수도 제한됐다.
반대로 스페인은 계획대로 벤치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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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후반 17분 미켈 오야르사발과 파비안 루이스를 빼고 토레스와 페드리를 투입했다. 후반 30분에는 다니 올모와 알렉스 바에나 대신 미켈 메리노와 니코 윌리암스를 넣었다.
페드리가 중원에서 패스의 속도를 높였고 윌리암스는 왼쪽 측면에서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다. 메리노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높이를 더했다. 토레스는 마지막 결승골을 책임졌다.
아르헨티나는 부상 때문에 수비 조합을 맞추는 데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스페인은 승리를 위해 공격의 성격을 바꾸는 데 카드를 썼다.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졌다.
아르헨티나는 정규시간 동안 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스페인의 슈팅 10개를 막아내며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후반 추가시간 엔소 페르난데스가 퇴장당했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던 페르난데스는 흘러나온 공을 향해 달려들다 파우 쿠바르시에게 거친 태클을 가했다. 주심은 곧바로 두 번째 경고를 꺼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 30분을 10명으로 치러야 했다.
정규시간에도 공격을 만들지 못했던 팀이 수적 열세까지 떠안았다. 수비수 두 명이 부상으로 빠졌고 교체 카드는 남아 있지 않았다. 스칼로니 감독이 경기 흐름에 맞춰 추가 변화를 줄 방법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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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사실상 마르티네스의 선방과 수비진의 육탄 방어로 승부차기까지 버텨야 했다.
연장 전반 6분 니코 윌리암스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메리노의 반칙이 선언돼 득점이 취소됐다. 연장 전반 13분 메리노의 헤더는 골대 옆을 스쳤다.
아르헨티나의 버티기는 연장 후반 시작 37초 만에 끝났다.
페드로 포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윌리암스가 머리로 공을 떨어뜨렸다. 토레스가 뒤에서 달려들며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아르헨티나는 실점한 뒤에야 공격 숫자를 늘렸다. 오타멘디까지 최전방으로 올라갔고 메시에게 공을 집중했다.
연장 후반 12분 메시의 슈팅은 메리노의 얼굴에 막혔다. 추가시간 시메오네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지만 몸이 뒤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때린 슈팅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한 아르헨티나는 새로운 공격수를 넣을 수도, 지친 선수를 바꿀 수도 없었다.
아르헨티나의 패배를 부상과 퇴장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슈팅이 없었다는 기록은 스페인과의 경기력 차이를 보여준다. 아르헨티나는 준결승까지 19골을 넣었지만 결승전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위치에 머물렀고 메시와 알바레스에게 제대로 공을 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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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리산드로와 로메로의 연속 부상은 스칼로니 감독의 계획을 흔들었다. 스칼로니 감독은 예상보다 일찍 교체 카드를 소진했고 경기 후반 공격적인 선택을 추가할 수 없었다.
여기에 페르난데스가 불필요한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아르헨티나는 스스로 마지막 가능성까지 줄였다.
센터백 두 명은 쓰러졌고 중원의 핵심은 흥분을 제어하지 못했다. 감독의 손에는 더 이상 사용할 카드가 남아 있지 않았다.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렸다. 아르헨티나 역시 스스로 무너지는 속도를 높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