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가져간 것이 아니었다. 대회 최우수선수는 로드리(30, 맨체스터 시티), 최고 골키퍼는 우나이 시몬(29, 아틀레틱 빌바오), 최고 유망주는 파우 쿠바르시(19, 바르셀로나)였다.
경험 많은 중심축부터 새로운 세대까지 주요 개인상을 휩쓸었다. 스페인의 우승은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날 분위기가 아니다.
스페인은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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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연장 후반 1분 페란 토레스의 결승골로 승부를 갈랐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뒤 16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도 스페인의 이름이 연이어 불렸다.
가장 먼저 쿠바르시가 대회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어 시몬이 골든글러브를 품었고 로드리는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들어 올렸다.
공격과 중원, 수비와 골문까지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았던 스페인의 힘이 개인상 결과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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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볼의 주인공은 로드리였다. 영국 'BBC'는 로드리가 상을 받자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 중 한 명이라는 지위를 더욱 굳혔다"라며 그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표현했다.
로드리는 스페인 축구의 방향을 결정한 선수였다. 수비진 앞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고 공을 잡으면 정확한 위치로 전달했다. 스페인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상대 역습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던 배경에는 로드리의 위치 선정과 경기 운영이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에서도 역할은 같았다.
스페인은 경기 시작부터 높은 위치에서 공을 소유했다. 아르헨티나가 공을 빼앗아도 로드리가 길목을 차단하면서 공격 전환을 막았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와 엔소 페르난데스는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고 리오넬 메시도 공을 받기 위해 자기 진영까지 내려와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정규시간 90분 동안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로드리는 화려한 득점이나 도움 없이도 경기의 구조를 지배했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유려한 공격과 단단한 수비를 연결하는 중심이었다.
로드리의 우승 경력도 더 화려해졌다. 그는 발롱도르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을 경험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월드컵과 골든볼까지 차지했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트로피와 개인상을 대부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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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뒤를 지킨 시몬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시몬은 이번 대회에서 7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스페인이 대회 전체에서 허용한 실점은 단 1골이었다.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정규시간 동안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면서 시몬이 선방 능력을 보여줄 장면이 많지 않았다. 그것도 골키퍼와 수비진이 대회 내내 안정적인 위치를 유지한 결과였다.
영국 대표팀 출신 공격수 크리스 서튼은 "시몬은 침착한 골키퍼다. 이번 대회에서 뛰어났다"라고 평가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 시몬이 골든글러브를 받는 장면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지켜봤다.
마르티네스는 결승전 정규시간에만 10개의 슈팅을 막으며 아르헨티나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한 경기에서 보여준 선방만 보면 마르티네스의 활약이 더 화려했다.
대회 전체를 놓고 보면 시몬이었다. 스페인은 화려한 공격력에 가려졌을 뿐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단단한 수비를 보여준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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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플레이어상은 쿠바르시에게 돌아갔다. 야말이 아니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2007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나란히 성장했고 생애 첫 월드컵에서 곧바로 우승을 차지했다.
야말이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면 쿠바르시는 가장 뒤에서 공격을 차단했다.
쿠바르시는 19세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했다. 상대 공격수와의 일대일 싸움을 피하지 않았고 공을 소유했을 때는 중원으로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다. 스페인이 수비 라인을 중앙선 가까이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넓은 뒷공간을 감당한 쿠바르시의 수비력 덕분이었다.
결승전에서는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를 상대로도 흔들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가 연장 후반 동점골을 노리던 상황에서는 쿠바르시와 미켈 메리노가 문전으로 들어온 공을 몸을 던져 걷어냈다. 정규시간 종료 직전에는 엔소가 쿠바르시를 향해 위험한 태클을 시도했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기도 했다.
서튼은 "쿠바르시는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대단히 성숙하고 침착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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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르시의 수상은 스페인의 미래를 보여줬다. 골든볼을 받은 로드리가 현재 스페인의 중심이라면 쿠바르시는 앞으로 수비를 책임질 선수다. 여기에 야말은 첫 월드컵부터 공격의 핵심으로 뛰며 우승을 경험했다.
스페인은 한 세대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로드리와 시몬이 팀의 중심을 잡았고 다니 올모, 파비안 루이스, 미켈 오야르사발 등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들이 경기를 풀었다. 야말과 쿠바르시 같은 10대 선수들은 보조 역할에 머물지 않고 선발로 결승전을 뛰었다.
벤치에도 페드리, 니코 윌리암스, 토레스, 미켈 메리노가 있었다. 결승골은 교체 투입된 토레스가 넣었고 도움은 윌리암스가 기록했다.
선발과 교체 선수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결승전 후반 오야르사발과 파비안 루이스를 빼고 토레스와 페드리를 투입했다. 이어 올모와 알렉스 바에나 대신 메리노와 윌리암스를 넣었다.
교체 선수들이 경기 속도를 높였고 우승골까지 합작했다.
스페인이 2010년 처음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는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케르 카시야스, 세르히오 라모스 등이 중심이었다.
이후 세대교체 과정에서 긴 침체를 겪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8 러시아 대회와 2022 카타르 대회에서도 16강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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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다시 자기 축구를 되찾았다. 공을 소유하는 방식은 유지하면서 속도와 폭을 더했다. 야말과 윌리암스가 측면에서 직접 수비를 무너뜨렸고 필요할 때는 메리노를 활용해 공중볼도 공략했다.
여기에 대회 1실점이라는 수비력이 더해졌다. 스페인은 유럽 정상에 오른 뒤 세계 정상까지 차지했다. 함께 성장한 선수들은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방법까지 익혔다.
BBC 해설위원 웨인 루니는 "많은 스페인 선수가 어린 시절부터 같은 시스템에서 함께 성장했다. 이들은 유로와 월드컵을 모두 우승했다. 평생 기억할 특별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개인상 결과는 스페인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줬다.
로드리는 최고의 선수였고 시몬은 가장 단단한 골키퍼였다. 쿠바르시는 최고의 어린 선수로 인정받았다. 야말은 별도의 개인상을 받지 못했어도 19세에 대표팀 공격을 이끌며 월드컵 챔피언이 됐다.
중원에는 지휘자가 있었고 골문에는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있었다. 수비와 공격에는 19세 신성들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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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우승컵과 주요 개인상을 함께 가져갔다. 더 무서운 점은 이 팀의 전성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