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우승 유격수를 품기 위해 80억 원의 거액을 투자한 두산 베어스. 영입 당시만 해도 오버페이 논란이 뒤따르기도 했으나 후반기가 시작된 지금 그 때의 결단이 대박 향기를 풍기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주말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 후반기 첫 4연전을 3승 1패로 장식하며 6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시리즈를 압도한 수많은 요인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베어스 내야진의 뉴 리더 박찬호의 미팅이었다.
박찬호는 18일 경기에서 5-6으로 뒤진 4회말이 끝난 뒤 더그아웃에서 야수진을 소집해 긴급 미팅을 가졌다. 야수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박찬호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두산은 결국 이 경기에서 12-9 역전승을 거뒀다. 7회초 안재석의 역전 만루홈런, 8회초 박준순의 솔로홈런과 조수행의 2타점 적시타가 잇따라 터졌다.


두산 공식 채널 ‘베어스TV’에 따르면 박찬호는 “후반기 시작하기 전에 어린 친구들을 데리고 이야기한 게 있다. 이제는 진짜 모든 걸 쏟아부을 시기라고 했다. 진짜 순위싸움 시작이다. 이대로 지기에는 너무 타격이 크지 않나. 만약에 그 경기에서 졌으면 진짜 후반기 순위싸움이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만 경기하면 쉴 수 있으니 지금까지 했던 거 다 잊고 남은 4이닝 모든 걸 쏟아붓자고 했다. 그게 끝이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난 그런 얘기를 언제든지 할 수 있는데 형들이 너무 고맙다. 난 애들한테만 잠깐 오라고 했는데 형들이 같이 와서 같이 들어주고 으쌰으쌰 해주는 게 너무 고맙다. 팀이 조화롭게 흘러가는 느낌이다”라고 선배들을 향한 진심을 덧붙였다.
두산은 작년 11월 KIA 우승 유격수 박찬호를 4년 최대 80억원 조건에 품었다. 계약금이 50억 원에 달했고, 인센티브 2억 원 조항을 넣으며 80억 원 가운데 무려 78억 원을 보장액으로 책정했다. 그야말로 파격 FA 계약이었다. 두산은 당시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내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기대를 품었는데 91경기를 치른 현재 실제로 박찬호는 두산 내야의 든든한 리더가 됐다. 베어스TV를 통해 공개된 박찬호의 미팅과 뒷이야기에서 모든 게 입증됐다.

박찬호는 기록 측면에서도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91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2리 5홈런 35타점 60득점 21도루 OPS .747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 3할4푼2리를 앞세워 두산의 6연속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아울러 수비에서도 리그 최다인 755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체력 소모가 가장 많다는 유격수에서 만들어낸 기록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사령탑도 박찬호의 존재가 든든하기만 하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우리 팀의 전반적인 수비 지표가 좋진 않다. 그런데 (박)찬호가 없었으면 아마 우리 투수들이 더 힘들었을 거 같다. 찬호가 야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 중이고, 또 중요한 포지션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중이 큰 선수”라며 “밖에서 봤을 때도 찬호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막상 같은 팀에서 해보니 이 선수가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는 걸 느낀다. 너무 잘 데려왔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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