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기회도 주어질까?
KIA 타이거즈가 후반기에서 귀중한 불펜자원을 얻었다. 선발투수로 자신감을 크게 잃었던 이의리가 희망을 던졌다. 후반기부터 1군에 복귀해 불펜에서 대기했다. 이범호 감독은 크게 이기든지 아니면 지는 경기에 3~4이닝을 책임지는 롱맨으로 임무를 부여했다. 전반기 제구력 난조로 심각한 부진을 겪었고 급기야 일본까지 건너가 단기연수를 받은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1군에서 던져봐야 한다"며 신중했다.
막상 후반기 뚜껑을 열여보자 구위가 심상치 않았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6일 무대에 섰다. 0-6으로 뒤진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154km짜리 강속구를 뿌렸다. 제구가 크게 빗나가지도 않았다. 투구 자세는 물론 타자를 보는 눈빛까지 무엇인가 달라진 느낌을 주었다. 물론 6점차의 편안한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다음날(17일) 경기에서는 클러치 상황에서 등장했다. 5-3으로 앞선 가운데 선발 시라카와가 4회 2사후 볼넷을 내주고 강판하자 마운드를 이었다. 박성한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감했다. 5회에서는 고명준과 전의산을 빠른 슬라이더로 삼진처리했고 김재환도 뜬공으로 잡아냈다. 팀이 6-3으로 승리해 구원승을 따냈다.
18일 휴식을 취하고 19일 다시 호출을 받았다. 선발 양현종의 호투로 4-1로 앞서다 정해영이 6회말 4점을 내주고 역전을 당한 직후였다. 1사후 마운드에 올라 임근우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정준재는 153km짜리 직구로 윽박질러 3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7회는 1사후 2루타를 맞고 2사후 사구를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전상현이 실점을 막아주었다. 상대의 기세를 꺾는 투구였다.
3경기에서 강력한 154km짜리 직구가 빛났고 제구도 안정감을 보였다. 긴장감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편안한 모습으로 투구했다. 불펜투수는 완급조절보다는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투구를 한다. 그래서 선발투수로 던질 때보다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준 것은 분명했다. 확실한 불펜카드의 등장을 알린 것이다.

후반기 선두권 공략을 목표로 삼고 있는 KIA에게도 천군만마이다. KIA 마운드는 선발진 가운데 양현종 시라카와 황동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기에 불펜에게 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해영 전상현 조상우 곽도규까지 4명으로 필승조 살림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1이닝을 넘어 멀티이닝까지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카드가 생긴다면 호재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이의리가 불펜에 큰 힘을 불어넣어준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더욱이 마무리 대안으로도 격상할 것인지도 관심사이다. 전반기 마무리로 활약한 성영탁이 구위가 떨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곽도규와 또는 정해영을 후보로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새로운 마무리도 낙점하지 못했다. 이의리를 마무리까지 거론하기에는 성급하지만 유의미한 불펜카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KIA는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져 불펜이 강해지면 선두권 공략도 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이의리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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