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세 대회 연속 사라진 이탈리아가 펩 과르디올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공석인 대표팀 감독 자리를 맡기기 위해 과르디올라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타결이나 부임 결정까지 이뤄진 단계는 아니지만, 무너진 ‘아주리 군단’을 되살릴 최우선 카드로 세계 최고의 명장을 직접 찾아갔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1일(한국시간) 파올로 말디니 FIGC 신임 기술이사와 그의 고문 레오나르두가 바르셀로나로 이동해 과르디올라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사흘 동안 이탈리아 대표팀의 재건 계획을 설명하며 지휘봉을 맡아 달라고 설득했다.

이탈리아는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놓쳤다. 유로 2020 우승으로 잠시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세계 축구의 가장 큰 무대에서는 12년째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젠나로 가투소 감독도 예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4월 물러났다.

FIGC는 단순한 감독 교체를 넘어 조직 전체를 뜯어고치는 쪽을 택했다. 이탈리아와 AC 밀란의 전설인 말디니를 기술이사로 앉히고, 브라질 대표와 파리 생제르맹에서 행정 경험을 쌓은 레오나르두를 곁에 붙였다. 두 사람이 꺼낸 첫 번째 승부수가 과르디올라다.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와 10년 동행을 마친 뒤 자유의 몸이 됐다. 맨시티에서 20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승률 70.8%를 남겼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를 거치며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지배한 그에게 남은 미개척지는 국가대표팀이다.
다만 과르디올라는 맨시티를 떠날 때 당분간 지도자 생활에서 물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일 훈련장을 지켜야 하는 클럽 감독과 달리 대표팀은 일정 사이에 긴 간격이 있다. FIGC가 휴식을 원하는 과르디올라에게 국가대표팀 프로젝트를 제시한 이유다.
과르디올라도 과거 대표팀 감독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다른 나라의 클럽으로 옮겨 같은 생활을 반복할 에너지는 없지만 국가대표팀은 다른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탈리아의 제안이 그의 휴식 계획과 감독 복귀 사이를 파고들었다.
후보가 과르디올라 한 명뿐인 것은 아니다. 2021년 유럽 정상에 올랐던 로베르토 만치니와 이탈리아 중원의 상징 안드레아 피를로도 후임 명단에 올라 있다. 그러나 말디니와 레오나르두가 직접 사흘을 들여 만난 인물은 과르디올라였다.
이탈리아는 1934년과 1938년, 1982년, 2006년 네 차례 월드컵을 제패한 나라다. 그 이름이 세 대회 연속 본선 명단에서 지워지면서 전술과 육성, 행정까지 모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과르디올라 선임 시도는 명성보다 생존을 위한 선택에 가깝다.
공은 이제 휴식에 들어간 과르디올라에게 넘어갔다. 이탈리아가 기다리는 답은 단순한 감독 수락 여부가 아니다. 세계 축구를 바꾼 감독이 월드컵 4회 우승국의 폐허를 맡을 것인지, 아니면 만치니와 피를로가 다시 아주리의 문을 두드릴 것인지가 다음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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