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가 월드컵 결승 패배의 고통을 털어놨지만 대표팀 은퇴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메시는 21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심경을 남겼다. 그는 “고통이 너무 크다. 이 상처가 아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스페인에 우승컵을 내준 순간을 돌아봤다.
아르헨티나는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에서 열린 결승에서 스페인에 연장 접전 끝에 0-1로 졌다. 연장 106분 페란 토레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렸던 도전도 한 골 앞에서 멈췄다.

메시는 패배의 아픔만 남기지 않았다. 그는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오른 동료들의 노력과 대회에서 뒤집어낸 경기, 대표팀을 향해 하나로 뭉친 아르헨티나 국민의 응원을 오래 간직하겠다고 했다. 우승국 스페인에도 축하를 건넸다.

39세 메시에게 이번 결승은 세 번째 월드컵 결승이었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 독일에 패했고, 2022 카타르에서는 프랑스를 승부차기로 꺾어 마침내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까지 결승 무대를 세 차례 밟으면서 브라질의 카푸에 이어 남자 선수로는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함께 2021년과 2024년 코파 아메리카, 2022년 월드컵과 피날리시마를 차례로 제패했다. 결승 전까지는 1962년 브라질 이후 64년 만의 월드컵 2연패까지 바라봤다. 스페인의 촘촘한 압박과 점유 앞에서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개인 기록은 또 쌓였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8골을 넣어 월드컵 통산 21골까지 올라섰다. 한때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지만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22골로 다시 앞질렀다. 득점 기록과 결승 진출 모두 마지막 패배를 지우지는 못했다.
메시는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채 눈물을 참지 못했다.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도 나서지 않았다. 다만 SNS에 올린 글에서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동료와 팬에게 감사를 전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나 대표팀 은퇴를 뜻하는 문장은 없었다.

그가 말을 아낀 대목 때문에 다음 선택은 여전히 열려 있다. 메시는 대회 기간 39번째 생일을 맞았고, 2030년 월드컵 때는 43세가 된다. 현실적으로 다음 본선 출전은 쉽지 않지만, 월드컵과 대표팀 은퇴를 동시에 선언했던 2016년의 방식도 택하지 않았다.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에서 칠레에 패한 메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두 달 만에 돌아왔다. 이후 아르헨티나의 오랜 무관을 끝내고 메이저 대회 세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가장 큰 패배를 겪고도 작별 인사 대신 상처와 자부심을 함께 적었다.
결승의 마지막 장면도 세대교체를 상징했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은 우승이 확정된 뒤 메시를 찾아가 위로했다. 한 시대를 지배한 메시와 다음 시대의 얼굴로 떠오른 야말이 포옹하는 사이 월드컵 트로피는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갔다.
메시는 여전히 아르헨티나 역대 최다 우승 선수이자 발롱도르 8회 수상자다. 이번 패배로 그가 쌓아온 역사가 지워지지는 않는다. 다만 마지막 월드컵이었는지에 대한 답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메시가 남긴 것은 은퇴 선언이 아니라 오래 아물지 않을 상처와 다시 하나가 된 아르헨티나에 대한 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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