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회장이 월드컵 결승을 보이콧했다…징계 번복에 “레드라인 넘었다”, FIFA와 전면 충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21 22: 47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월드컵 결승전을 보이콧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세계 정상 자리를 놓고 맞붙은 경기였지만 유럽 축구 수장은 귀빈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선수 한 명의 출전정지 번복에서 시작된 갈등이 심판 입국과 대회 운영 방식까지 번지며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면충돌로 커졌다.
로이터는 21일(한국시간) 체페린 회장이 징계 절차와 심판 운영, 경기 진행을 둘러싼 연속적인 이견 때문에 결승 참석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체페린 회장이 불참 이유를 공개 석상에서 직접 설명한 것은 아니며,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한 내용이다.

가장 큰 불씨는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징계였다. 발로건은 레드카드를 받아 자동으로 한 경기 출전정지 대상이 됐지만 FIFA가 징계 집행을 멈추는 결정을 내렸다. UEFA는 정상적인 징계 절차가 흔들렸다며 FIFA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발로건은 이후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개최국 핵심 공격수의 출전 여부가 행정 판단으로 바뀌자 유럽 축구계의 반발이 폭발했다. 징계 규정이 대회 흥행이나 개최국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불신까지 남겼다.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의 미국 입국 불허도 갈등을 키웠다. 아르탄은 비자를 받지 못해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UEFA는 그를 오는 8월 파리 생제르맹과 애스턴 빌라의 UEFA 슈퍼컵 주심으로 배정하며 FIFA와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이란이 참가한 경기의 지정학적 관리 방식도 유럽 측의 문제 제기 대상이었다. 정치와 입국 제한이 심판과 선수의 대회 참가에 직접 영향을 미쳤지만 FIFA가 충분한 원칙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불만이 쌓였다.
경기 운영을 둘러싼 충돌도 있었다. FIFA는 북중미의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의무 수분 보충 시간을 도입했고, 결승전 하프타임도 기존보다 늘렸다. 선수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과 별개로 UEFA 측은 일방적인 운영 변경 과정에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체페린의 결승 불참은 단순한 의전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월드컵은 FIFA가 주관하지만 참가 선수 대부분은 UEFA 소속 리그에서 뛴다. 클럽 대항전 일정과 선수 차출, 징계 규정, 국제 경기 달력까지 두 기구가 충돌할 지점은 이미 많다.
FIFA와 UEFA는 세계 축구의 돈과 일정을 나눠 쥔 두 축이다. 월드컵 확대와 클럽월드컵, 유럽 클럽 대항전 개편으로 선수들의 경기 수가 급증한 상황에서 징계 원칙까지 충돌했다. 수장이 결승 참석 자체를 거부한 장면은 양측의 대립이 실무선 밖으로 튀어나왔다는 뜻이다.
스페인은 체페린이 없는 결승 귀빈석 앞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 1-0으로 꺾고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새 세계 챔피언이 탄생했지만 행정 무대에서는 FIFA와 UEFA의 균열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음 상징적인 장면은 8월 UEFA 슈퍼컵이다. 미국 입국이 막혀 월드컵 휘슬을 잡지 못했던 아르탄이 PSG와 애스턴 빌라의 경기를 지휘한다. 발로건 징계 번복으로 시작해 심판 선임으로 이어진 갈등은 체페린의 빈자리 하나로 월드컵 결승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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